과도한 기업활동 규제, 비용편익분석이 전제되어야
기업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보수계열의 싱크탱크 CEI(the Competitive Enterprise Institute)는 얼마 전 미국에 있는 기업들이 연방 규제를 지키는 데만 약 2,000조 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비용을 가구당 지출로 환산하면 약 1천6백만 원에 달합니다. 규제망 자체가 광대한 것도 문제지만 행정구역별로 서로 다른 규제 체계 또한 비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별도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세금보다 과도한 규제가 기업 활동에 더 큰 지장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고용과 용도 구역제, 허가, 의료보험, 직업교육과 관련된 규제가 복잡한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주 기업인들은 가장 낮은 등급인 F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및 펜실베니아 주 기업인들은 D 혹은 D+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반면, 공화당의 지지 기반인 텍사스, 아이다호, 유타 등지의 기업인들은 모두 A+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기업인들의 인색한 등급 부여가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를 맹목적으로 지지할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인덱스(World Bank’s Doing Business Index)에서 제1사 분위 층과 제4사 분위 층을 이루는 국가 간의 경제 성장률 격차가 2.3%P(*역자주 – 성장률에서의 절대적인 격차를 말함, 이를테면 A 국의 성장률이 4.1%, B 국의 성장률이 1.8% 일 때 두 국가 간의 성장률 격차는 2.3%P)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거의 모든 주와 도시 정부들은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기업들에 상당량의 정부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세수 부족으로 허덕이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금전적인 인센티브 제공은 오히려 공공 재정의 파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규제는 공공의 이익과 도덕적 질서 및 사회의 가치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입법자나 정책입안자들은 종종 규제의 편익만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규제는 편익에 뒤따르는 비용을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하며, 과도한 규제는 편익보다 비용이 커질 때 발생합니다. 철저한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기업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들은 과감히 폐기하고, 규제망의 효율성을 제고할 때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