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사회 여성 채용 의무화 제도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이코노미스트가 국가별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하였습니다. 한국은 최하위권을 차지하였는데, 지표 계산에 사용된 ‘기업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OECD 평균 12.5% 대비 1.9%로 특히 낮았습니다. (관련뉴스페퍼민트 기사) 이에 비해 노르웨이는 기업 이사회에 여성 비율이 40%에 다다르는데, 법으로 쿼터(Quota:할당량) 을 못박았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에서 2006년 법안이 발의되고 2008년 효력을 발휘할 때만 해도 전세계에서 처음 시도된 법안에 부작용이 있을까 지켜보는 눈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쿼터제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도 위험한 정책입니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여성 이사 제도는 아무 문제 없이 부드럽게 운영되었어요.” 이후로 같은 벨기에, 아이슬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도 같은 법안을 도입했죠. 노르웨이에서 여성 이사 비율이 40% 를 맞추지 못하면 기업 운영을 중단해야되는 반면 이들 국가에서는 연례 사업보고서에 왜 할당량을 맞추지 못했으며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명시하면 되는 정도로 규제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말레이시아와 브라질은 각각 40%가 아닌 30%, 공기업 우선이라는 조건으로 도입했죠. EU, 호주, 영국, 스웨덴도 같은 법안 도입을 검토중입니다.
법적으로 여성의 자리를 보장하려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대학졸업생의 절반이 여자인데 승진이 가로막혀 고위직에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법적인 제도 확립이 오히려 실력이 부족한 여성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황금 치마” 현상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르웨이에서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남성 이사는 여성 대비 두개 이상의 이사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두배가 넘으며, 여성 이사가 같은 직위의 남성 대비 더 많은 학위와 스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쿼터제는 잘못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나을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운영에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는 걸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신뢰에 기반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진다는 거죠. 쿼터제는 철저히 능력 기반으로 가장 필요한 사람을 뽑겠다는 기본 방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쿼터제 지지자들은 강제적으로라도 여성의 비중이 늘어나면 문화가 바뀔 것으로 기대합니다. 1993년 의회에서의 여성 참여를 의무화한 인도의 법령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한 몫했죠. 현재까지 노르웨이의 법안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