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그레이엄 그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얼마 전 동료와 가졌던 한 점심식사 중 나는 오늘날의 경영자들은 그레이엄 그린이 그의 책 “인간적인 요인(human factor)”에서 설명했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당혹스런 표정을 보았습니다.
“그레이엄 그린이 누군가요?”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떻게 대학교육을 받은 서른살 난 영국여성이 20세기 가장 유명한 소설가 중 한 명을 모를 수 있을까요? 며칠 후 나는 이 이야기를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40대 이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명석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놀랍게도 그녀 역시 자신도 그레이엄 그린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내가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 가운데 영화화된 “제 3의 사나이”, “하바나의 남자”, 그리고 랠프 파인즈가 주연한 최근의 영화 “애수(The End of the Affair)”를 이야기하자 그제서야 두 여성은 그 제목들을 들어보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나 24편의 장편과 수많은 단편, 수필, 희곡 그리고 여러 문학상을 거머쥐었던 소설가인 그레이엄 그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때문일까요? 물론 디카프리오 이전에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개츠비 역할로 이 소설을 널리 알린 바 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오늘날 피츠제럴드가 살았던 당시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5만 단어에 불과한 이 얇은 책은 오늘날 모든 젊은이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거의 세계 모든 언어로 번역될 만큼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스캇 피츠제럴드가 성공하고 그레이엄 그린이 망각된 이유가 레드포드와 디카프리오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나는 런던 타임즈의 스타 편집장 에리카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지금 그레이엄 그린은 무인지대(no-man’s land)로 들어갔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무인지대는 한 시대의 인기작가들이 헤밍웨이, 디킨즈와 같은 불멸의 거장으로 남기위해 거쳐야만 하는 공간으로 수많은 작가들과 작품을 빨아들이며 그들 가운데 많은 이는 영원히 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설명하면서 그녀는 1995년 세상을 떠난 이래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진 캐나다의 뛰어난 소설가 로버트슨 데이비스를 자신이 최근 열심히 띄우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녀가 이 말을 마쳤을 때 나는 갑자기 부끄러워 몸둘바를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 작가의 이름을 나는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Huff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