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지 않는 것이 우울증에는 좋다
수면 박탈(sleep deprivation), 곧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우울증의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일반적인 약들보다 뛰어난 60-70%의 성공률을 보이지만 그 효과는 안타깝게도 잠들기 전까지만 유지됩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우울증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될 수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수면 부족이 우울증을 줄이게 되는 원리를 조사해 왔고, 이제 그 원리를 찾았습니다.
터프츠 대학의 연구진은 신경교세포(glia)가 이 문제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신경교세포 중 별 모양을 한 성상세포(astrocytes)는 수면에 관련된 화학물질을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성상세포는 끊임없이 아데노신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을 분비합니다. 아데노신이 축적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졸리게 됩니다.
지난 1월 “병진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지에는 이 현상과 우울증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가 실렸습니다. 연구진은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쥐에게 아데노신이 축적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약을 처방했습니다. 쥐들은 정상적인 수면패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과 행동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실험결과는 수면 부족이 아데노신을 축적시키고 이로 인해 우울증의 증상이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해줍니다. 만약 실제로 수면을 줄이지 않고도 아데노신이 축적되는 효과를 가지는 약이 개발된다면, 이는 6~8주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존의 항우울제들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