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존 르 까레의 신작 “델리킷 트루쓰(Delicate Truth)”
올해는 외교관이자 스파이였던 데이빗 콘웰이 존 르 까레라는 필명으로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발표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지 50년이 되는 해 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3년은 소비에트 연방과 미국 사이의 가장 어둡고 싸늘했던 냉전의 시기이자, 스파이 소설이 시대의 핵심을 대표하는 문화로 생각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르 까레는 조지 스마일리가 등장하는 일련의 소설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아너러블 스쿨보이”,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발표해 스파이소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전후 르 까레만큼 훌륭한 작품을 남긴 영국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르 까레는 힘을 잃은 듯 보였습니다. 동서의 벽이 무너지고 악의 제국이 사라지자, 그는 마니교(教) 속 사람들의 배반과 편집증에 관한 책들을 내놓았으나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25일 출간되는 “델리킷 트루쓰”는 올해 81세가 된 작가의 23번째 장편입니다. 작품은 전형적인 르 까레 스타일로 시작합니다. 지브롤터에서 CIA 와 특수부대, 스파이들은 “와일드라이프”라는 비밀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나 무기거래상을 체포하라는 영국 정부의 비밀임무는 무고한 이슬람 모자가 사고로 죽게 되면서 처참한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3년 뒤, 그 작전에 참여했던 한 병사는 그 실패가 실은 다른 진실을 묻기 위한 정부의 음모였음을 알려줍니다. 은퇴한 외교관 킷 프로빈과 촉망받는 외무부 직원 토비 벨은 이 비밀작전의 부도덕성이 담긴 진실에 서서히 접근해 갑니다. 이렇게 사태는 밝혀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르 까레는 결코 독자들이 쉽게 결말을 예측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가방에서 꺼내진 고양이가 날뛰듯이, 작품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며 사람들은 분노를 쌓아 갑니다. 그리고 죽음, 고문, 구사일생, 치욕적인 타협과 함께 클라이막스가 있습니다. 노작가의 열정은 여전히 살아있고, 우리는 비극속에서 발견되는 온기를 통해 그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