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상황에도 스페인 사회당이 무기력한 이유
스페인의 경제위기는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서도 두드러집니다. 2011년 말 라호이 총리의 국민당이 집권한 이후로도 경제가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70만 명의 실업자가 더 생겨 실업률은 26.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업수당도 제대로 지급이 안 되는데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의료, 교육 분야의 예산이 계속 삭감되고 있습니다. 국민당과 라호이 총리의 부패스캔들은 불난 데 부채질 격이었습니다. 집권 당시 45%였던 국민당의 지지율은 24%로 반토막 났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야당인 사회당은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재앙에 가까운 경제위기가 사회당의 사파테로 전 총리가 집권하던 시절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 사회당의 루발카바(Alfredo Rubalcaba) 당수는 사파테로 정권의 부총리였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사회당과 좌파의 실정이 초래한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은데, 지난 정권의 부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 당의 간판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회당의 지지율은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회당의 카탈루냐 지역당의 독립을 향한 열망도 루발카바 당수에게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카탈루냐 이외의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지 않기 위해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중앙당의 원칙을 정한 대가로, 루발카바 당수는 사회당의 중요한 지지세력과 등을 돌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파테로 정권에서 스페인 최초로 여성 국방부장관을 지낸 42살 차콘, 37살의 마디나 의원 등 젊은 세대에게 당의 리더십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누구도 뚜렷한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총선이 치러질 예정인 2015년 말까지 스페인 경제는 회복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당이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도 인적 쇄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