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는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리스트, 수전 라이스의 가능성은?
NPR, Don Gonyea
수전 라이스는 이미 조 바이든의 부통령 하마평에 대해 답한 바 있습니다. 최근 NBC 방송에 출연해 러닝메이트가 되건 안 되건 조 바이든의 당선과 대통령으로서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답했죠. 55세의 베테랑 수전 라이스는 지난 2번의 민주당 정부에서 정책 입안직과 최고위 자문직을 두루 거쳤지만, 선출직에는 출마한 이력도 없습니다. 부통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깜짝 뉴스로 다가온 이유입니다.
조지 플로이드와 브리오나 테일러 사망 사건 이후,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바이든이 아프리카계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라이스가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 바이든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최종 후보 가운데 4명이 흑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라이스는 워싱턴DC 출신으로 스탠포드대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에서 수학했습니다. 클린턴 정부 때 국무부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일했고,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까지 지냈습니다. 오바마 정부 때는 UN 대사로, 이후에는 대통령의 안보 자문으로 일했고, 바이든과 알게 된 것도 이때입니다.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후보 가운데 수전 라이스의 경력을 따라올 사람이 없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등을 거친 바이든 본인과 경력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바이든이 2008년 부통령으로 지명되었을 때도 외교 부문의 경험이 부족했던 버락 오바마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죠. 트럼프 집권 기간에 망가진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모두 외교 부문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문제삼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또한 살아온 삶과 인생 경험이 바이든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다른 면에서 대통령을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구멍은 정치 경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최고위 선출직에 출마해 선거 운동을 하다보면 새로 배워야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선거 유세의 비중이 낮아진 것이 현실입니다. 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유세와 연설이 사라졌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유세를 벌이는 일, “스윙 스테이트”에서 후보자들이 점심시간 붐비는 식당을 깜짝 방문하는 일도 모두 사라졌으니까요. 선거 경험이 없다는 것이 예전만큼 불리한 요소가 아니라는 거죠.
민주당 선거 캠프의 베테랑 솔리스 도일은 코로나19로 인해 러닝메이트 지명 절차도 복잡해졌다고 설명합니다. 바이든이 후보자들을 한 명씩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일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바이든과 라이스는 이미 서로 잘 아는 사이고, 오바마 정부 때 회의실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한 바 있습니다. “수전 라이스가 백악관에서 일하는 압박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바이든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라이스가 부통령 후보가 되면 공화당 쪽에서 공격 구실로 삼을 수 있는 것은 2012년 벵가지 사태입니다. 당시 리비아의 미국 대사관에 가해진 공격으로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었죠. 당시 라이스는 TV에 출연해 이 공격이 즉흥적인 폭력 행위였다고 말했는데, 이는 후에 사실이 아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는 수 년이 흐른 지금까지 공격의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한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오바마 정부의 잘못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이번 달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폭스 뉴스에 출연해 라이스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 벵가지 사태를 들어 받아쳤죠.
라이스는 이미 트럼프 이후의 시대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기도 전인 올 초, 라이스는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센터 포 아메리칸 프로그레스(Center For American Progress)”에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를 상정한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라이스는 트럼프의 백악관이 하지 못한 두 가지, 제도와 규범에 대한 존중 및 정적에 대한 존중이 새 민주당 정부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상대가 규칙을 따르지 않는데 왜 우리가 규칙을 따라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유혹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어떤 진보주의자들에게 괴로울 수 있지만, 바이든이 밝힌 국정 운영 원칙도 이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