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두 번 바꾼 사람
이 칼럼은 세계를 적어도 두 번은 바꾼, 어떤 한 사람에 대한 것이다. 나는 그가 세상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를 말하려 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은 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1938년 일리노이 락포드에서 한 광고회사 임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60년대 초, 그는 교외의 지루한 부르주아적 삶에 환멸을 느끼고 보다 진실한 삶을 미국 인디언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965년, 그는 캘리포니아의 LSD를 즐기는 초기 히피 모임에서 “미국은 인디언을 필요로 한다”는 멀티미디어 작품을 발표한다.
브랜드는 이때 두 가지 영감을 얻었다. 첫째, 지구 전체를 한 장에 담은 사진이 없다. 둘째, 만약 사람들이 자기처럼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도구가 필요할 것이다.
그는 NASA에 지구 전체를 찍은 사진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렇게 공개된 사진은 환경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그는 그 사진을 자신이 출판한 “지구 카탈로그(Whole Earth Catalog)” 잡지의 표지에 실었다.
이 잡지는 바느질 도구, 녹로(potter’s wheel), 야외생활을 위한 도구 등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의 백과사전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잡지는 후에 반문화(counterculture)로 불리게 된, 버크민스터 풀러와 다른 이들의 여러 생각과 책들을 소개했다.
“지구 카탈로그”는 250만 권 이상 팔렸으며, 전미도서상을 받았고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한 사회의 변화는 종종 사회 변두리의 몇몇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고, 주류가 이를 따라 하게 되면서 이루어진다. 브랜드는 서부 베이 지역을 반문화의 메카로 만들었다. 그는 반문화를 칭송하고 홍보했으며, 이들을 연결시키고 수백만 명이 함께하게 만들었다.
카탈로그에 등장하는 카우보이 노매드는 반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브랜드는 뉴욕의 미술, 농부들, 마샬 맥루한과 같은 학계의 선지자들을 참고해 하나의 정신으로 녹여냈다. 짧은 잡지 출판기간 중 후반기에는 독자들에게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말하며 독자들과 함께 잡지를 만들었다.
공동체 운동은 사라졌다. 하지만 베이 지역의 또 다른 한쪽에서 브랜드는 새로운 문화적 움직임을 느꼈다. 1960년대 컴퓨터는 권위의 상징이었다. IBM과 정부의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은 카드에 구멍을 뚫어야 했다.
하지만 브랜드와 다른 이들은 컴퓨터를 통해 의식의 혁명을 꿈꿨다. 그들은 컴퓨터로 미국인의 정서에 일격을 날릴 수 있는 정신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프레드 터너는 “반문화에서 사이버 문화로”에서 “공동체를 통해 실패한 것을 컴퓨터를 통해 완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브랜드는 다시 한번, 이번에는 저명한 언론인의 위치에서 사회 변화에 앞장섰다. 1972년 그는 잡지 롤링스톤에 새로운 무법의 해커 문화가 피어나고 있다고 선언했다. 해커는 또 다른 미래의 공동체였고, 브랜드는 사람들이 이 새로운 공동체에 참여하기를 독려했다.
브랜드의 전기를 쓰는 뉴욕타임스의 동료 존 마르코프는 브랜드를 타고난 커뮤니티 설계자라고 말한다. 1970년대, 그는 멘로파크의 컴퓨터 긱들을 쿨한 히피들로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와 홈브루 컴퓨터 클럽을 공동 창업했던 프레데릭 무어 같은 이들은 히피 문화에 푹 빠져 있었다.
브랜드는 개발자들에게 히피 문화를 알려주었고, 그들만의 정서, 집단으로써의 정체성, 그리고 기술로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전했다.
1985년 브랜드와 래리 브릴리언트는 유즈넷과 비슷한, 개발자들이 서로 만나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초기의 온라인 플랫폼 더웰(the Well)을 만들었다. 그는 케빈 켈리가 해커 콘퍼런스를 여는 것을 도왔고 이는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1980년대와 90년대 실리콘밸리가 기업화되자 그는 “러닝 콘퍼런스(the Learning Conference)”, “월드뷰 미팅(Worldview Meetings)”, “글로벌 비즈니스 넷(the Global Bsiness Net)” 등의 모임을 열어 켈리, 에스더 다이슨, 팀 버너스-리,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가와 기자들이 만날 수 있게 만들었다.
프랭크 포어는 “마음 없는 세계(World Without Mind)”에서 브랜드가 가진 재능을 “그의 세대가 가진 영적 갈망이 기술을 통해 어떻게 채워질 수 있을지를 설명하는 능력”이라 썼다. 혁신은 과학의 발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포어는 이렇게 말을 잇는다. “문화가 혁신을 만든다.”
터너는 브랜드가 언제나 친밀감과 진정성이라는, 전체성(wholeness)을 갈망했다고 말한다. 그는 공동체에서 이를 발견했고, 자신이 사랑한 그것을 다른 수백만 명이 사랑하게 만들었다. 그는 하나의 문화적 정신을 창조해냈고 이를 구체화했으며 축제와 학회, 조직을 통해 전파했다.
브랜드는 나의 이런 의견에 단호하게 반대하겠지만, 나는 오늘날 컴퓨터가 진정한 공동체의 도구가 되는 데 실패했다고 느낀다. 소셜미디어는 인간을 구속하고, 그만큼 비참하게 만든다. 이제 자신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문화의 정신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공동체와 전체성에 대한 인간의 영원한 열망을 채워줄, 그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낼 또 다른 브랜드들이 나타나야 한다.
(뉴욕타임스, David Br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