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민 정책, 캐나다 테크 업계엔 기회
캐나다가 자국의 우수한 컴퓨터 공학도들을 시애틀과 실리콘밸리의 미국 테크 기업들에 빼앗겨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캐나다의 테크 기업들은 인재를 확보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유학생과 이민 희망자들을 공략하는 것이죠. 캐나다 정부 또한 이들을 겨냥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페이스북과 구글, 우버는 이미 토론토에 신규 사무실을 열거나 기존 사무실을 확장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밴쿠버에서 위성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죠. 그 외 캐나다 중소기업들도 미국은 물론 해외 여러 나라로부터 지원서가 급증하는 낯선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스타트업 줌아이(Zoom.Ai)를 운영하고 있는 로이 페레이라 씨는 미국 공학자들의 지원이 30% 가량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미국 사람이 캐나다로 오고 싶어하는 현상이 익숙하지 않네요. 캐나다는 일단 춥다는 인식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민 정책 등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많은 미국인들이 캐나다 이민을 언급했습니다. 뉴요커 캐서린 흄 씨는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지난 달, 짐을 싸들고 토론토로 향했죠. AI 전문가인 그녀는 관련 스타트업의 고용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일자리 자체가 마음에 들었던 게 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지만, 트럼프 당선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게 흄 씨의 설명입니다. “기왕 캐나다로 간다면 지금이 적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캐나다 정부도 이번주부터 외국인 테크 종사자의 취업 비자 발급 과정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 개월이 달하는 미국의 유사 비자 발급 기간에 비해 단 2주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고 합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개방해야 합니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발전부 장관은 이런 정책 방향이 미국 대선 전부터 설정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테크 부문 인력에 대한 비자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비난한 것을 생각할 때 타이밍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캐나다 테크 업계는 성장의 기회를 희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N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