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화된 나무와 빙하 시추 시료를 이용한 1천 년 전의 화산 폭발 연대 추정
2017년 2월 3일  |  By:   |  과학, 세계  |  No Comment

한 국제적 연구팀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중세 동아시아 화산 폭발의 정확한 연대를 3개월 내의 범위로 추정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들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화산폭발 중 하나였던 백두산(기사에서는 중국 명칭인 장백산을 사용)의 ‘밀레니엄 분화(Millennium eruption)’가 기존에 생각되던 것과 같이 서기 10세기 발해의 멸망과 관련될 수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학술지 <쿼터너리 사이언스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화산 분화 당시 화석화된 낙엽수의 잔존물과 그린란드의 빙하 시추 시료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통해 화산 분화의 시점을 서기 946년 말로 추정하였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지리학과가 주축이 된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박사(Dr. Clive Oppenheimer)가 이끄는 연구팀은 중국 측에서 발견된 화석화된 잎갈나무(Larix)에 대한 새로운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치를 이용하여 북한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백두산의 정확한 분화 연대 측정을 시도하였습니다. 이 나무는 용암과 뜨거운 화산재와 경석에 뒤덮일 당시 수령이 264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새로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사건이 벌어진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밝혔습니다. 그들은 지구에 도달하는 우주선량(cosmic ray)이 증폭되었던 서기 775년의 방사선 폭발의 흔적을 잎갈나무의 나이테에서 찾아낸 후, 나이테의 수를 측정하여 나무가 생명을 다한 연대를 추정하였습니다. 또한,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나무의 계절적 성장이 가을이나 겨울에 멈췄을 가능성을 제기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그린란드 북부 빙하 시추 연구 결과와 대조하여 화산 분화 연대를 서기 946년의 마지막 2~3개월로 압축할 수 있었습니다.

주 저자인 오펜하이머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밀레니엄 분화는 그 규모와 전 세계에 미쳤을 잠재적 영향, 그리고 실제 폭발이 일어난 시기와 관련된 미스터리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과 역사학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분화 연대에 대한 명확한 사료의 부족으로 인하여 기존의 나무 나이테 연대측정법을 이용한 연대 측정 시도가 십여 차례 이루어졌지만, 우리는 서기 775년의 지구에 영향을 미쳤던 방사능 폭발을 이용할 수 있어 운이 좋았습니다. 이 방사능 폭발이 당시 생존해 있던 모든 나무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는 점은 극히 최근에 밝혀졌습니다. 이제 확실한 화산 폭발 연대를 확인하였으므로 우리는 화산폭발의 기후, 환경, 사회적 영향 분석에 더욱 자신을 가지고 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역사학자는 중세 문서 자료를 통하여 화산의 분화 연대를 추정하였습니다. 몇몇은 백두산의 폭발이 발해(서기 698~925)의 멸망과 관련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은 백두산 폭발은 발해 멸망 이후였음을 증명합니다. 발해는 북한 지역과 동만주 일대의 광범위한 영역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한 사찰에서 발견된 연대기에는 서기 946년 11월 3일의 기록에 “하얀 잿가루가 눈처럼 내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사찰은 일본 내 어떤 화산에도 인접해있지 않으며, 서기 1000년 무렵 백두산의 화산재가 호수 퇴적물에서 발견된 곳 인근에 있습니다. 이는 화산재 구름이 하루 정도면 일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화산 폭발의 날짜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백두산은 한국인들에게는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이러한 관념은 민속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으며, 한국인들은 백두산을 영적인 조상의 기원지로 여기고 있습니다. 영국 전체를 1m 깊이로 뒤덮을 수 있는 양인 100 큐빅 킬로미터의 화산재와 경석을 대기 중에 내뿜었던 서기 946년의 화산 분화는 지난 2천 년 동안 가장 격렬했던 것 중 하나였습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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