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2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2/2)
2016년 10월 4일  |  By:   |  과학  |  No Comment

불타는 오페라 하우스

화재는 건물 내의 어떤 것들도 구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순식간에 미션 스트리트의 그랜드 오페라 하우스를 덮친 불은 지붕에서부터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와 오페라 하우스에서 막 시즌을 시작했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단은 값비싼 배경장치와 의상을 모두 잃었다.

불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다시 건물들로 퍼져 나가며, 연쇄적으로 건물들을 붕괴시켰다.

3번가와 마켓 스트리트의 교차로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 더 콜(The Call)의 편집부와 인쇄부서가 위치한 멋진 건물 역시 수 분 만에 무너져내렸다. 불꽃은 건너편 스티븐슨 스트리트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멋진 돔형 지붕을 가진, 돌과 쇠로 지어진 클라우스 스프리켈스 건물로 옮겨갔다. 그 사이에 있는 작은 목조건물 두 채가 불쏘시개가 되고 말았다.

수천 명의 사람이 마치 먹이를 찾는 듯한 불꽃이 돌벽을 핥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했으나 곧 유리에 금이 가며 입구의 색이 바뀌기 시작했다. 4층의 실내 가구에 먼저 불이 붙었고, 마치 마술처럼, 지붕의 돔에서 연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장관이 펼쳐졌다. 돔의 여러 둥근 창문들이 마치 만월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유리 창문이 터지면서 불꽃이 손을 흔들듯이 넘실거렸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이 장면을 쳐다보았다. 한 여성은 두 손을 꼭 쥐며 눈물을 터뜨렸다.

“너무 끔찍한 일이에요.”

지구의 중력을 버티던 길고 날씬한 이 건물은 화재의 먹이가 되어 무너질 운명으로 보였다. 그러나 잠시 후, 불빛은 약해졌고 불꽃은 더 이상 먹을 것을 찾지 못한 듯 서서히 사그라들며, 속을 완전히 비운 건물만을 남겨두었다.

캘리포니아 스트리트와 샌섬 스트리트에 위치한, 모던한 건축미를 가진 뮤추얼 라이프 빌딩이 불꽃의 다음 먹이였다. 잠시 이를 막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역부족이었고, 불꽃은 순식간에 건물을 뒤덮었다. 앵글로 캘리포니아 뱅크 건물도 같은 운명을 겪었다.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화재가 다른 건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마치 불꽃은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을 이용해 다른 건물로 더 쉽게 건너가는 것처럼 보였다.

18번가와 마켓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곳에서 주유소는 유난히 큰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이 폭발로 인한 불은 여러 방향으로 번졌다. 주유소의 폭발은 구조작업을 벌이던 사람들에게 커다란 절망감을 안겼다.

 

팰리스 호텔 손님들의 두려움

건물 뒤편이 계속 화재의 위협을 받은 팰리스 호텔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호텔 손님들은 급히 자신들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호텔을 빠져나갔다가, 호텔의 네 면이 모두 도로로 둘러싸여 있어 화재 위험이 덜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자신들의 소지품을 챙겼다. 그러나 가능한 교통수단이 없었기에, 도시를 빠져나간 이는 거의 없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있고, 아래층에는 커다란 백화점이 자리한 패럿 빌딩은 폐허가 되었지만 두꺼운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마켓 스트리트 아래쪽, 과학원 건물과 제니 플러드 빌딩, 히스토리 빌딩은 마른 나뭇조각처럼 타올랐다. 불꽃은 거리 건너편의 펠란 빌딩과 펀스톤 장군이 이끄는 캘리포니아 육군 본부 역시 삼켰다.

 

수천 명이 화재를 바라보았다

비록 최신 건물은 아니었지만, 화재 방비가 되어 있어야 했던 은행과 상업 지구 건물들은 빠르게 연소되었으며, 화재로 인한 소음은 위험지역이 아니었던 언덕 위에까지 들려왔다. 언덕 위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안타까운 장면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크기의 불꽃이 하늘로 솟구치거나 좁은 거리로 뻗었으며 한때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길을 굴뚝처럼 만들었다.

기업들이 들어선 지역에서 짙은 연기가 퍼져나가 수 마일 바깥의 바다에서도 보일 정도가 되었다. 때때로 약국이나 화학약품이 저장된 창고가 불에 탈 때는 검은 배경을 바탕으로 불꽃과 연기가 화려한 쇼를 펼치기도 했다.

경찰서장 디난이 처음 내린 명령은 도시 내의 모든 가게 문을 닫으라는 것이었다. 이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슈미츠 시장은 빵집과 우유 가게에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음식을 공급해주기를 요청했다. 도시 내 공원에는 텐트로 임시 거처가 만들어졌으며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쉴 곳과 먹을 것이 주어질 예정이다.

아침 일찍 저스티스 홀 5층에 수감된 범죄자들은 수갑에 찬 채로 지하실로 옮겨졌다. 후에 브로드웨이 감옥으로 이송되었으며 필요할 경우 미션 로드에 위치한 주 감옥 분소로 이송될 수도 있다.

시장은 구호 본부를 세웠고, 구조 활동을 위해 부대를 만들었다. 많은 남성이 마켓 스트리트 옆 목조가옥 지구로 보내졌다. 이 지역에는 많은 건물이 무너져 여기에 살던 사람들이 잔해와 함께 묻혀 있었다.

구조대는 잔해와 시체를 끄집어냈고 죽어가는 이와 부상한 이들을 구출했다. 도시의 거의 모든 의사가 도움을 자원했고, 곧 준비된 의료부대가 만들어져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이 지역에서 시체들을 정리하는 수 시간 동안, 남성 수백 명이 구조 작업에 더 자원해 왔다.

라르킨 스트리트와 맥칼리스터 스트리트, 그리고 시티홀 애비뉴에 위치한 화려한 시청 건물은 지진으로 심하게 망가졌고, 잇따라 일어난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 건축에만 20년이 걸렸던 이 건물은 서부 해안의 자랑이었다. 첫 번째 지진은 건물을 균열이 갈 정도로 흔들었다. 인테리어가 바닥에 떨어졌고, 건물은 화재에 휩싸였다. 화재경보가 울리고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소방서장인 설리번은 소방서 내 관사에서 첫 번째 진동을 느꼈고 옷을 챙겨 입었다. 그가 옷을 입는 동안 캘리포니아 호텔의 탑이 소방서 위로 무너졌고 지붕을 뚫고 내려와 그를 죽였다.

소방관들은 시청에 도착했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소방 호스를 소화전에 꽂았으나 물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사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방비가 이루어졌다. 지진이 일어난 직후 경찰들은 경계상태에 돌입했고, 주지사와 미 육군 태평양 부대를 지휘하는 펀스톤 장군에게 군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펀스톤 장군은 프레시디오에서 병력 1천 명을 보냈고, 오전 9시에 도착한 그들은 도시를 순찰했다. 엔젤 아일랜드에서 온 13보병단 1천 명은 조금 더 늦게 도착했고 즉시 순찰 업무를 시작했다.

부대는 시체를 약탈하는 무법자를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과 자신의 목숨과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거리의 재산을 화재로부터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200명의 제1 캘리포니아 포병대 두 중대는 엘리스 스트리트를 순찰하는 임무를 맡았다. 다른 두 중대는 브로드웨이의 이탈리안 지구를 맡았다. 엘리스 스트리트를 지키는 부대는 G. A. 그라탄 대령의 지휘하에 있다. 윌리엄 A. 밀러 대령은 브로드웨이를 순찰하는 부대를 맡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군법 치하에 있다. 기병과 보병이 모든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군대는 은행 또한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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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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