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스 총리가 말하는 마리안느의 가슴
트위터의 부작용에 대한 여러 견해가 제시되고 있지만, 트위터를 통해 한 평범한 역사학자가 한 나라의 총리에게 즉각적인 역사 강의를 할 수 있다면 이 매체가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8월 29일 저녁, 경찰력의 삼엄한 경계 하의 툴루즈 인근의 공식 회의석상에서, 부르키니에 반대하는 마누엘 발스의 의견은 말 그대로 날아가버렸습니다. “마리안느! 공화국의 상징입니다. 마리안느는 가슴을 드러내놓고 있어요. 그건 민중을 먹이기 위해서이죠! 그녀는 자유롭기 때문에 몸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이것이 공화국입니다!”
23개의 트윗을 통한 역사 강의
파리-에스트(Paris-Est) 대학의 역사학자이자 혁명 전문가인 마틸드 라레르(Mathilde Larrère)가 즉각적인 역사 강의의 필요성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리안느(옮긴이 : 혁명 및 공화국의 상징으로 19세기 이래 프랑스의 다양한 도상에 등장합니다.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 나타난 마리안느가 대표적입니다.)의 유방의 노출의 역사에 집중하여 19세기 동안 계속해서 어떤 때에는 가려지기도, 어떤 때에는 노출되었던 변화 과정을 설명합니다.
“몰상식한 총리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23개의 트윗은 아래와 같이 요약됩니다. 온건공화파(기회주의 공화파, 우파)은 그녀의 가슴을 가렸고, 급진공화파(근본주의 공화파, 좌파)는 다시 이를 노출시켰습니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의 마리안느는 가슴을 가리고 있는데, 파리 나숑 광장의 마리안느는 반 쯤 가슴을 드러내놓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강의를 통해서 발스 총리는 적어도 마리안느의 노출과 관련된 입장에서는 우리가 좌파의 좌파라 부르는 급진공화파의 후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옮긴이 : 발스 총리는 좌파 사회당 소속이나 노동법 처리, 부르키니에 대한 견해에서 볼 수 있듯 전형적인 우파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 뭐 일단 넘어갑시다. 부수적으로 이러한 모성이 발현된 이미지의 경우 페이스북에서는 검열로 인해 주요 이미지로 표시되지도 못할 것입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대상화/도구화
한 편으로 저는 마틸드 라레르의 지적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녀는 22번째 트윗에서 “물론 여기서 말하는 것은 우리가 공화국에 대해 부여하는 이미지이지 우리가 여성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그렇습니다. 아마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징화된 대상을 넘어서서, 이 모든 상징물들에 대한 역사 강의는 또 다른 역사를 배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 스폰서들, 조각가, 화가, 정치인 등 남성에 의해 자행된 여성의 몸에 대한 도구화의 역사입니다. 다른 곳에서 라레르가 지적하듯, 당시는 여성에게 투표권이나 시민으로서의 권리 등 아무런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던 시대입니다. “자유로워져라! 그러니까 벗어라!” “노출해라!” 혹은 “입어라!” “가려라!” 여성에 대한 이러한 명령은 그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틀은 결국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다니엘 슈나이더만(Daniel Schneidermann) (L’obs, Rue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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