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과연 기업만의 잘못일까요?
2016년 5월 2일  |  By:   |  경영, 세계  |  No Comment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많은 투자를 통해서 더 깨끗한 엔진을 개발하거나 배기가스 시험 방식을 악용하여 테스트를 감행하는 순간만 모면하는 것인데요. 폴크스바겐과 미쓰비시(Mitsubishi)는 공교롭게도 후자의 방법을 택했습니다. 몇몇 국가에서는 엄연한 불법인데 말이죠.

법과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하는 기업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배기가스를 규제하는 시스템 자체가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유럽의 현 배기가스 규제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의 주행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실험실 환경에서 배기가스 시험을 진행하도록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이때 자동차 제조업체는 양산차가 아닌 시험 전용 프로토타입 차량을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시험 기관 중 테스트 차량에 가장 최적화된 시험 환경을 제공하는 업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실험실 환경에서의 연비는 실제 주행 환경보다 평균 40% 높게 나타나고, 질소산화물은 실제 주행 시보다 칠분의 일 수준으로 낮게 나타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규제 시스템은 자동차 제조업체에 더욱 큰 책임을 지웁니다. 3자 시험 기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유럽과는 달리 미국의 시스템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직접 배기가스 시험을 시행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미국 환경보건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을 통하여 양산되는 차량 중 임의로 표본을 선택하여 배기가스 시험을 진행한 뒤 실제 자동차 제조사가 발표하는 수치와 비교하고 있죠. 시험치와 발표치 간의 격차가 너무 크게 나타날 경우, 엄청난 규모의 징벌적 벌금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유럽의 배기가스 시험 체계를 변경하기 위한 시도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체계 변경을 위한 계획안에서는 실제 주행 환경을 더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시험 사이클이 다시 설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배기가스 시험에 사용되는 차량에 대해서도 더 엄격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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