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진화의 증거를 보여주는 1천3백만 년 전의 ‘이야기꾼’ 악어 화석
2016년 4월 20일 오픈액세스 학술지 ‘플로스 원 (PLOS One)’ 에 출판된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의 로돌포 살라스-기스몬디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야기꾼’ 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1천3백만 년 전에 멸종한 악어류로 미루어 보건대, 남아메리카와 인디아의 악어 종들이 강물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각각 독립적으로 ‘망원경’처럼 툭 튀어나온 눈을 가지도록 진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가비알류 악어는 긴 주둥이를 가진 악어 종류로 대부분 멸종했으나 과거에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종들의 진화적 관계는 불분명한 채로 남아있었습니다. 남아메리카의 멸종한 가비알류와 현생 가비알류인 인도 가비알은 유사한 형태의 툭 튀어나온 눈을 가지고 있으나 이런 특징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페루에서 발견된 1천3백만 년 전의 남아메리카 악어 종을 조사했습니다. 아마존에서 발견된 가비알류 악어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이 화석은 스페인 사람들이 도착하기 이전 남아메리카의 ‘이야기꾼’ 신으로 남아메리카 생명의 기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여겨진 파차카무에의 이름을 따서 그리포수쿠스 파카카무에 (Gryposuchus pachakamue) 라고 명명되었습니다. 화석의 연대는 마이오세 중기이며, 페바스 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시의 환경은 늪지로 이루어진 수로로 이 악어류가 강물에서 살았음을 알려줍니다. 이 종의 눈은 살짝 튀어나와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계통발생학적 분석 및 형태측정학적 분석을 수행하여 툭 튀어나온 눈이 인도와 남아메리카의 종에서 진화적으로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평가해 보았습니다.
이들의 분석에 의하면 살짝 튀어나온 눈을 가진 ‘이야기꾼’ 악어가 남아메리카에 살았던 튀어나온 눈을 가진 악어 계통의 조상종 형태를 대표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눈은 남아메리카와 인도의 악어 계통에서 평행진화를 통해 독립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야기꾼’ 악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살짝 튀어나온 형태였다가 결국에는 나중에 진화한 종들에서처럼 완전히 튀어나온 형태가 되었습니다. 남아메리카와 인도의 종들은 모두 강물 생활에 적응했는데, 툭 튀어나온 눈이 이런 서식지에서 물고기를 잡는 데 도움이 되어 적응에 유리했을 수 있습니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야기꾼’ 악어는 물론이고 가비알류 악어 전체의 진화에 대한 이해가 증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