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동물들이 서로 협력하여 진화했을까요?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불리는 화석 생물들은 오랫동안 연구자들을 괴롭혀왔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이 유기체들은 현재의 유기체들과 어떤 관계일까요? <생물학 비평 (Biological Reviews)> 에 출판된 새로운 연구에서 스웨덴과 스페인의 연구자들은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동물 진화에 있어서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또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다른 동물들의 진화에 끼쳤을지도 모르는 영향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동물의 화석기록은 5억4천만 년 전에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있었을 동물의 기원은 모호한 채로 남아있습니다. 다윈 자신도 “종의 기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길게 걱정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다윈이 글을 쓴 이후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의 외딴 광산에서 이 광산의 이름을 따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불리게 된 유명한 화석 생물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현재는 동물 화석 기록이 시작되기 바로 전의 시기에 이 생물들이 전세계에 걸쳐 널리 퍼져있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특이한 유기체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에디아카라 생물들은 아주 이상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현생 유기체들과의 관계를 알아내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식물, 균류 및 지의류에서부터 시작해 지렁이나 절지동물 등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동물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학술지 <생물학 비평> 에 최근 출판된, 에디아카라 동물군에 대해 깊이있게 다룬 논평에서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고생물학 교수인 그래함 버드와 스페인 바다호스 대학의 연구자인 쇠렌 젠센은 에디아카라 생물군은 대부분 아주 원시적인 동물 계통을 대표하고 있으며 따라서 동물 진화가 거쳐온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경로를 보여주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평에서는 왜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분명히 동물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화석 기록 직전에 나타나는지에 대해 길게 설명하고 이들 두 생물군의 생태학적 관계가 어떤 것이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전통적으로 더 발전된 동물들, 즉 더 이동에 능하고 퇴적물 속을 파고들어갈 수 있는 동물들은 포유류가 공룡에 가려 잘 눈에 뜨이지 않았던 것처럼 대부분 움직이지 못하는 에디아카라 생물들에 가려 생태학적으로 눈에 잘 뜨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모두 멸종하고 나서야 이동에 능한 동물들이 이른바 “캄브리아기 대폭발” 을 통해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버드와 젠센은 현재의 동아프리카 사바나 환경에서 식생과 동물들 간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서 영감을 받아 이들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새로운 ‘사바나’ 가설에서 버드와 젠센은 퇴적물과 물이 이루는 경계면의 위와 아래쪽 모두에서 영양소의 농도는 제자리에 멈춰있는 에디아카라 생물 주위에서 높았으며 이렇게 자원이 풍부한 “핫스팟” 은 매우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 생물의 분화는 물론 이동에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에도 이상적인 환경이 되었으리라는 것입니다. 에디아카라 생물과 후대의 동물이 직접적으로 경쟁자였던 것이 아니라 에디아카라 생물들은 고등 동물이 진화하기에 이상적이면서 다른 생물의 존재를 허용하는 환경을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진화에 대한 현대적인 관점인 이른바 “생태계 엔지니어링”, 즉 주요 종 (비버 등과 같은) 이 다른 종들이 진화하고 다양화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관점과 잘 맞아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에디아카라 생물들은 진화의 방해물이 아니라 진화를 추동하는 역할을 해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오늘날 보는 풍부한 동물의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했을 수 있습니다. (Phy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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