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대체할지 모르는 분야를 전공하는 이들의 미래
2015년 7월 8일  |  By:   |  문화, 세계  |  No Comment

지금까지는 점차 자동화되고 있는 추세의 전문직들, 즉 약사, 회계사, 언론인, 임상심리사 등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 입학해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기계가 그러한 “직업”을 20세기의 유물로 바꿔버린다면, 과연 가르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대학은 사람들이 미래 사회를 대비하도록 도와주는 핵심 기관으로 남아야 합니다. 만일 대학이 일자리 없는 세상에 대비해 사람들을 준비시키지 못한다면, 학부 교육의 궁극적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쇠퇴 일로를 걷는 분야에서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대신, 미래 사회가 여전히 필요로 할 분야, 즉 예술, 문학, 정치, 종교, 윤리 등에서 지식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미 몇몇 전문직종은 시대에 뒤처지고 있습니다. 2007년에 약학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 듯 보였습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2000년 대규모 약사 인력이 필요하리라 예상했으며, 신참 약사들도 억대 연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입학한 학생이 약사 학위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동안 약국은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학위의 가치가 떨어진 셈이죠.

고도로 세분화된 비인간 경쟁자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직업시장을 고려해 무슨 학위를 딸지 예측하는 건 흥미롭긴 하지만 영리한 일은 아닙니다. 기계가 최후까지 하지 못할 일을 찾아내 그 전공을 택하기보다는, 졸업 후 60여 년의 시간을 고려할 때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는 것은 현명해 보입니다. 평생 직업을 갖지 못하는 미래의 의미를 찾아헤맬 때, 문학과 예술, 철학을 배우는 일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성인의 약 5분의 1 정도만이 정규직에 종사할 수 있다면, 그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설국열차”와 같은 디스토피아에 등장하는, 여가를 즐기는 소수의 엘리트(와 나머지 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특정 직종에 특화된 훈련만을 받은 이들은 대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 모릅니다.

대학이 사회의 장기적인 이득을 고려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현재 요구에 맞춰 학위과정을 확장하고 있기에, 졸업 후 높은 보수를 받는 직종에 안착하려는 이들은 끊임없이 열일곱 살 때 겪었던 선택의 두려움을 되풀이해야 합니다. 단지 학생들과 그 부모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대학은 곧 과거로 지나가버릴 사회와 경제체제에 맞추어 학생들을 준비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바뀌어야만 합니다.

많은 학부 졸업생들이 40세 이후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직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현재 욕구 뿐 아니라 미래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대학은 전통주의에서 벗어나 좀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뉴리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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