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지구인을 위한 블랙홀 이야기(1/2)
2015년 6월 30일  |  By:   |  과학  |  No Comment

지구인들이여,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온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중력이 너무나 강력해 빛 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블랙홀, 곧 검은 구멍으로 불립니다.

당황스럽겠지요. 일반 상대성이론을 만들고 이를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 가능하게 만든 아인슈타인 조차도 이것이 실제로 존재하기에는 너무 이상한 개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틀렸고, 그래서 당신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물론 당신은 여기에 있어서는 안됩니다. 당신은 안으로 끌려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워마시길. 지금 우리는 그저 마음 속으로 이를 상상할 뿐입니다. 인간이 블랙홀을 상상할 수 있게 되기까지 수백만 년이 걸렸습니다. 그럼 블랙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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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의 중심부에 위치한 초거대 블랙홀 NASA/CXC, via MIT, via F.K.Baganoff

블랙홀은 배고픈 괴물입니다.

블랙홀은 너무 가까이에 있거나, 너무 느리거나, 너무 작아서 블랙홀의 중력을 이길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심지어 빛 조차도 집어삼킵니다. 행성, 우주 가스, 별 등 질량이 있는 모든 것들을 흡수해가며 블랙홀은 커집니다.

블랙홀의 가장자리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돌아올 수 없는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경계가 있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 안 쪽으로는 빛 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며 따라서 그 근처로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빛보다 빠른 대상이 없다는 사실은 곧 그 어떤 것도 이벤트 호라이즌을 넘어서면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블랙홀은 우리에게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우주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화벽(firewall) 파라독스는 가장 확실한 과학이론에도 오류가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블랙홀 내부의 정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블랙홀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죽게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이 당신을 산산조각 내버릴까요? 아니면 경계의 에너지가 당신을 하얗게 태워버릴까요? 당신의 일부라도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블랙홀 안에서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라는 이 질문을 처음 던진 건 2012년 3월, 도날드 마롤프, 아메드 아메이리, 제임스 설리, 조셉 폴친스키였습니다. 이 논쟁은 지금 물리학계에서 아마 가장 뜨거운 논쟁 주제일 겁니다. 이 문제가 바로 ‘방화벽 파라독스’입니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로 떨어지는 사람은 이벤트 호라이즌을 통과할 수 있으며 무한한 밀도를 가진 블랙홀의 가장 핵심부에서 중력에 의해 찌그러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그러나 폴친스키와 그의 동료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양자 역학을 적용해 이벤트 호라이즌은 마치 방화벽(firewall)처럼 불타고 있으며 따라서 사람은 흔적도 없이 타버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2014년 1월 이들의 주장에 대해, 블랙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곧, 이벤트 호라이즌이란 존재하지 않고 특이점 또한 없으며, 그저 다른 어떤 것이라는 말입니다.

호킹은 블랙홀의 경계에서는 시공간의 4차원이 마치 날씨처럼 복잡하게 변화하며, 인간은 이를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경계처럼 보이는 곳”은 마치 빛의 연옥처럼, 탈출하려는 빛이 서서히 소멸하며 안쪽으로 꺾이지만 특이점으로 끌려가지는 않는다고 표현합니다. 또 이벤트 호라이즌은 그 크기를 유지하거나 혹은 블랙홀이 에너지를 서서히 잃어감에 따라 작아진다고 주장합니다. 그 경계처럼 보이는 곳에서 사람은 찌그러지고 ‘호킹 복사”에 의해 우주로 흩어지게 됩니다.

블랙홀은 노래할 수 있습니다.

2003년 X-ray 를 이용해 우주를 관측하는 앤드류 파비안은 NASA의 찬드라 X-ray 관측소에서 가장 길고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낮은 우주의 소리, 곧 블랙홀의 노래 소리를 관측했습니다. 가온 다(C) 음에서 57옥타브 아래의 B플랫이었던 이 음은 비록 사람이 듣기에는 너무 낮은 소리였지만, 분명히 거대 블랙홀 갤럭시 NGC1275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폭발이 내는 소리였습니다.

물론 이 소리는 그 은하 내에서만 존재하며 우리에게 도달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도달한다 하더라도 직접 들을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의 주기는 0.1초이지만 이 블랙홀이 내는 소리의 주기는 천만 년입니다.

이 소리는 감소하고 있는 별의 탄생과 관련이 있을지 모릅니다. NGC1275가 있는 페르세우스 은하에서 이 소리는 우주 개스를 너무 뜨겁게 만들어 별의 생성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은하의 관리자: 블랙홀은 은하의 크기를 조절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블랙홀의 영향이 개스를 뜨겁게 만들어 별의 생성을 제한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천문학자들은 은하가 회전하고 블랙홀 주변이 가열될 때 나오는 그 에너지가 멀리 떨어진 은하 중심부의 우주 개스를 빨아들이는 초거대 블랙홀인 퀘이서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X-ray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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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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