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언론들의 번역 시도(2/2)
인터셉트는 멕시코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할 만한 부분을 뽑아 스페인어 번역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번역하지 않은, 영어로 쓴 부분은 미국의 독자들에게 이 사건의 배경을 전달하기위해 쓴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발췌한 부분을 번역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멕시코의 언론인들이 번역한 초벌 번역을 본 이들은 멕시코 독자들을 위해 보다 본질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터셉트지는 미국의 스페인어 언론에도 이 기사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가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멕시코의 언론인 라 호르나다(La Jornada)에 실렸을 때 입니다.
“우리 사이트에 와서 읽은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라 호르나다에 이 기사가 올라오자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요. 트위터에서, 그리고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언급이 되었습니다.”
벳시는 비록 번역 과정은 복잡했지만 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이 결국 다른 사이트에게만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자신의 기사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언론인들이 가진 큰 동기 중의 하나입니다. 2014년 12월의 캘리포니아 선데이 매거진이 멕시코 학생 43명에 대한 기사에 대해 스페인어 번역을 제공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인터셉트로 하여금 자신들의 기사를 번역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선데이의 편집자 킷 라클리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가능한한 많은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기를 바랐습니다. 특히 이구알라(Iguala)의 그 끔찍한 사건에 영향을 받은 이들 말이지요.” 이들은 기사를 쓴 기자와 같이 일했던 멕시코어 번역자를 썼고, 멕시코어와 영어에 모두 능숙한 이로 하여금 이를 검수하도록 했습니다. 라클리스는 그 과정이 간단했고 직관적이었다고 말합니다.
당연하게도, 스페인어 기사보다 영어 기사의 인기가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를 쓴 존 기블러는 스페인어 기사가 다른 언론에 의해 소개되었으며, 소셜 미디어 상에서 언급되었다고 말합니다. “내 글을 읽고 실종된 학생의 부모를 지지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내게는 이 기사의 영향력이 증명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비영어권 독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의 또 다른 문제는 그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이트로 들어오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USC 아넨버그 언론대학원의 “시민참여와 언론 위원회(Civic Engagement and Journalism Initiative)” 의장인 다니엘라 거슨은 말합니다. “좋은 내용을 외국어로 올려놓는다고 해서 그들이 보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한 지역에 여러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통일된 지역뉴스가 없던 곳에 여러 언어로 지역 뉴스를 제공하는 알함브라 소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여러 언어로 뛰어난 품질의 번역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종종 한 언어의 기사만이 사람들에게 읽히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미 독자들에게 익숙한 언론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로체스터 지역신문인 데모크랏 앤 크로니클(Democrat and Chronicle)이 그 지역의 라티노 학생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대해 보도했을 때, 이를 조사했던 저스틴 머피는 직접 스페인어 번역을 올렸고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에 나가 전화로 들어오는 질문에 답했습니다. 크로니클의 책임편집자인 카렌 마그누손은 영문 기사가 4677번 읽힐 동안 스페인어 기사가 765번 읽혔다고 밝히며 스페인어 번역을 통해 새로운 독자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지역 외국어 언론과 협력하는 것은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거슨과 다른 소규모 언론의 전문가들은 주류 언론들이 소수민족 언론사와 더 강한 연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수민족 언론사는 독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또한 영문 기사를 자신들의 언어로 종종 번역하고 정리해왔기 때문에 적절한 번역에 필요한 언어 능력이 있고, 양쪽 문화에 대한 이해 수준도 높습니다.
이 주류 언론과 소수민족 언론 사이의 협력은 번역된 기사들에 대한 피드백을 가능하게 합니다. 네일 살롱 기사는 영어권 언론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의 언론에서는 자신들의 입장이 충분히 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네일살롱 주인들의 반박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뉴욕타임즈는 이런 외신들의 반응을 주시할 능력이 있지만, 그보다 작은 언론사들은 이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USC 아넨버그 언론대학원의 마이클 팍스 역시 여기에 동의하지만, 또한 문화와 언어의 차이가 이들간의 협력에 방해가 될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적절한 파트너를 먼저 찾은 다음, 어떻게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부담이 생기는지를 주의 깊게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언론사들은 우리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와 같은 대형 언론사들이 쉽게 번역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동안 작은 언론사들은 다른 시도를 하고 있으며 어쩌면 이들은 더 효율적인, 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낼지 모릅니다. 비키 카츠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론계는 점점 더 잘게 쪼개지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사들은 이제 더 이상 주류 언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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