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이 될 때의 느낌
아비드 거터스탐은 투명인간이 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을 때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는 자신의 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이로 하여금 막대기로 그의 배를 간지럽히게 했을 때, 그는 막대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눈에는 그 막대가 텅빈 공간을 휘젓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투명인간 실험. Credit: Staffan Larsson
거터스탐은 투명인간이 되는 느낌을 “매우 즐거웠”지만,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기분”이었다고 말합니다.
거터스탐은 의사이면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125명의 자원자가 그의 투명인간 실험에 참여했고 이 결과는 지난 목요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습니다. 참가한 사람 중 70%가 자신이 투명인간처럼 느꼈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다른 이들이 나를 못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투명인간이 현실에서 가능하게 될 지 모릅니다. 거트스탐은 그 때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느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의 도덕심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쉽게 상상할 수 있듯이, 다른 이에게 들킬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가 가진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도 바뀔 지 모릅니다.
그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사람들이 스스로를 투명인간으로 느끼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헨릭 에르손 실험실에 속한 그와 동료들은 지금까지 다양한 신체-변형 착각 실험을 해 왔습니다. 그 실험에는 사람들에게 인형 크기만큼 줄어든 느낌을 주는 실험도 있었고, 팔이 셋으로 늘어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 실험도 있었습니다. 또, 투명한 팔을 가진 것으로 느끼게 만드는 데에도 성공한 바 있습니다.
“전신을 사라지게 만든 이번 실험은 지금까지의 신체-변형 착각 실험의 극단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 사람들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 헤드셋은 위 사진처럼 반대편 허공에 위치한 카메라의 영상을 참여자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실험자는 막대를 실험자의 배와 다른 카메라 아래 허공에 움직여 참여자가 마치 스스로가 투명해 진 느낌을 만듭니다. 즉, 참여자의 배는 막대가 나를 간지르고 있다고 말하지만, 참여자의 눈은 막대가 허공을 헤메는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실험자가 칼로 카메라 아래 허공을 가로질렀을 때, 참여자의 심장박동은 올라갔고 손에는 땀이 고였습니다. 곧, 이들은 칼이 자신을 베는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이들이 또 관객 앞에 나서게 되었을 때, 자신이 다른 이들의 눈에 보인다고 생각한 참여자들은 긴장하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투명인간이라고 느끼는 참여자들은 덜 긴장했습니다. 그들은 관객이 자신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긴장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 실험이 가능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체외이탈 현상(out-0f-body experience)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쉽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 대한 우리의 지각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마치 일정한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자유롭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마치 이런 몸에 대한 지각을 매 순간 순간의 감각에 기반해 새롭게 만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감각이 바뀌면 자신에 대한 지각도 바뀌게 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은 그저 어떤 부위에 접촉이 발생하는 지를 눈에 보여주면서 실제 접촉 느낌을 만드는 부위를 다르게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이 발견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에르손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팔 다리가 없는 이들을 위한 더 나은 보철장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곧, 이들에게 이 장치가 실제 자신의 팔과 다리인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쩌면 언젠가 우리는 우리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고 마치 우리가 그 로봇 안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게 될 지 모릅니다.
한편, 투명인간이 현실이 된다면, 도덕적 문제 역시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이 문제가 그렇게 시급한 문제는 아닙니다. 아직 우리는 고양이와 금붕어만을, 적절한 장치 뒤에 이들을 숨기고, 적절한 방향에서 보았을 때에만 투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또한, 개인의 욕망을 드러낸다고 알려진 다음 유명한 질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에게 초능력 한 가지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오직 당신만이 이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하늘을 날고 싶은지 아니면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지 하는 질문입니다.
사람들은 하늘을 날고 싶다는 답은 품위있는 답이며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답은 도둑과 변태를 위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두 번째 답을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투명인간을 더욱 매혹적인 주제로 여기게 만듭니다.
같은 질문을 아비드 거트스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아마 하늘을 날고 싶다고 답할 것 같습니다” 라고 그는 말하더군요.
(내셔널 지오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