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어떻게 회의실과 침실에서 동시에 성공을 거두는가
2015년 3월 9일  |  By:   |  경영, 문화, 세계  |  16 Comments

양성평등으로 여성이 얻는 혜택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더 높은 직급과 더 나은 연봉, 더 많은 가정적 지원 등이 그것입니다. 남성 입장에선 여성이 잘할수록 남성이 뒤처지는 상황을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양성평등은 남성에게도 혜택을 줍니다.

팀을 성공적으로 꾸려가고자 하는 남성이 있다면, 그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 중 하나는 더 많은 여성을 팀에 들이는 것입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상업회사로서 지난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알리바바의 회장 잭마는 “알리바바의 성공 비밀 중 한 가지는 다수의 여성인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리바바 내에서 여성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47%이며, 장급 직책의 33%도 여성입니다.

최근 연구들이 잭마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여성인력은 새로운 정보와 기술 및 인맥을 팀에 들여오며, 불필요한 위험은 덜 감수하고, 팀과 조직을 더 낫게 만들어갈 방안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실패한 스타트업에 비해, 성공적인 벤처 스타트업에서 여성 간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중간값의 두 배 이상입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에서 지난 15년간 1,5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기업이 혁신적일수록 더 많은 수의 여성인력이 고위직에 오를 뿐 아니라 더 큰 시장가치를 생산합니다.

일부 남성들은 조직 및 조직에 속한 여성인력이 얻는 혜택이 그들 개인이 치러야 하는 비용으로 돌아오지는 않을지 의심합니다. 여성들이 치고 나가는 동안 조직의 사다리 말단에 머물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것이죠.

그러나 양성평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더 많은 수익은 더 많은 보상과 승진의 기회가 열린다는 것을 뜻합니다. 위기는 여성인력을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시스코(Cisco)의 최고경영자 존 챔버스와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Renault-Nissan Alliance)의 카를로스 고슨은, 여성 경영자의 비율을 늘리지 않는 한 세계 경제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오피스워크를 분담하는 것 못지 않게 가사분담 역시 효과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그들 몫의 가사를 분담할 때, 배우자는 더 행복하고 덜 우울하며, 갈등도 적고 이혼율도 낮아질 뿐만 아니라 더 오래 삽니다. 배우자에게 돌봄 및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장수하는 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탐탁치 않게 들린다면, 이건 어떨까요? 가사분담을 하는 부부가 더 많은 섹스를 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열심히 놀기 마련이지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남성에게도 혜택입니다. 아이를 돌보는 남성은 보다 인내심 있고 공감을 잘하며 유연하고 물질 중독이 될 확률도 낮습니다. 포춘(Fortune)의 500대 기업을 볼 때,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의 경우 직무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아버지 노릇을 하는 일은 더 낮은 혈압과 더 낮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과도 관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아마 다음 세대에 끼치는 영향일 것입니다. 수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아버지가 양육에 관여한 아동들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도 적었습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의 심리학자 알리사 크로프트의 연구는, 아버지가 가사일을 동등하게 나누어 질 때 그 딸은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 알려진 직종으로 장래희망을 제한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아버지가 한 말이 아니라 아버지가 보이는 행동이었습니다. 여자아이가 다른 남자아이들과 동등한 기회를 가졌다고 믿는 데 있어, 아버지가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아들 역시, 어머니가 직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서 보상을 받습니다. 몇 년 전 심리학자들은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축가로 꼽히는 이들 중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가 두드러지게 자율적인 어머니들, 즉 소속된 집단을 이끌거나 뛰어난 성취를 이룬 전문가의 손에서 길러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구글 소속의 캐서린 데카스와 미시간대학 소속의 웨인 베이커의 최근 연구에서 밝혀진 바, 둘다 일에 몰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 사람들이 일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가장 많이 얻었습니다.

직업적 성취를 추구하는 어머니와 가사일을 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양성평등을 다음 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성평등을 추구할 때 사회 전체가 풍요로워집니다. 1970년대 이래로, 미국 국내총생산의 25%는 직업전선에 뛰어든 여성인구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경제학자들은 여성인력의 비율을 남성인력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미국 내 총생산을 5% 더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일본에서는 이 수치가 약 9%, 이집트에서는 34%나 됩니다. 투자가 워런 버핏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지금껏 인간 능력의 50%를 활용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아 왔습니다. 만일 100%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면, 나처럼 미국의 미래에 대해 무한한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양성평등을 현실로 만들려면 지금껏 해왔던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초점은 공정성이었습니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여성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주자는 겁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는 왜 양성평등이 여성을 위해 옳은 일일 뿐 아니라 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이를 추구할 만한 일인지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19세기 후반 일어났던 여성참정권 운동은 그 좋은 예입니다. 단순히 정의 실현을 외치는 것만으로는 투표권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여성이 투표권을 갖는 것이 어떻게 사회 발전과 직결되는지 설명할 수 있었을 때 참정권이 가결되었습니다. 이는 미국 시민권 운동이 한창일 무렵,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인종평등이 모두에게 주는 혜택을 강조했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양성평등을 지지하는 많은 남성들의 경우, 그들이 싸울 싸움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주저합니다. 이젠 남성과 여성 모두가 한 팀이 되어 양성평등을 지지할 때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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