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의 미래
2015년 2월 9일  |  By:   |  경영, 세계  |  No Comment

전화에 대고 유럽권 언어를 말하면 구글 앱은 바로 번역해 문자를 보내거나 기계음으로 읽어줍니다. 스카이프는 영어와 스페인어에 한해 바로 통역해 전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지요. 그러나 이렇게 놀라운 기술의 발전이 통번역 산업의 종말을 가져왔다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소프트웨어가 외국어 대화의 큰 줄기를 유추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사업할 때는 그 정도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통역, 번역, 소프트웨어 로컬라이제이션(웹사이트나 앱 번역) 사업은 40조 원 (370억 달러)에 달하는 큰 산업입니다. 그리고 이 산업은 점점 성장하고 있지요. 이전에는 번역이라 하면 주요 유럽권 언어 (FIGS: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와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가 전부였지요. 컨설팅 회사 CSA(Common Sense Advisory) 에 따르면 13개 언어가 전체 통번역 산업의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소수 민족 언어도 점차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

EU 회의는 이제 24개 언어를 지원합니다. 아시아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배트남어와 인도네시안어도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회사들은 현지 언어를 지원해야하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은 소프트웨어를 마야어나 룩셈부르크 언어 등 거의 사용되지 않는 언어로까지 번역했을 때 수익이 증가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전처럼 모든 언어가 영어를 거치는 것도 아닙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산업에서 인간의 일을 돕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번역 기억 장치” (TM: Translation Memory) 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좋은 예입니다. 1980년대부터 번역가는 TM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미 번역된 문장을 찾아와 사용하곤 했죠. 메뉴얼 번역같은 반복적인 작업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가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 단계는 “기계 번역”입니다. 컴퓨터는 이미 번역된 문장을 가져오는 데서 발전해 자연스러운 문단 번역을 하는 데도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요. 번역가들은 처음에는 인간의 판단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반발했지만 점차 질이 올라간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도 산업의 구조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통번역은 대표적인 사업자 없이 파편화되어있으며, 가장 많은 매출(2013년 4억 8천만 달러) 을 내는 라이언브릿지 조차도 번역보다는 서비스 제공으로 돈을 법니다. 이들의 업무는 수요가 있는 지역의 프리랜서 번역가들과 고객들을 연결해주고 파일 전달을 도와주는 프로젝트 관리에 가깝지요. 이러한 프로젝트 관리야말로 우버와 같은 혁신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소프트웨어가 번역이 필요한 고객과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쉽게 연결해 줄 수 있을 거란 이야기지요. 스마트링(Smartling)이라는 미국 회사는 이런 식으로 중개인 수수료를 대폭 줄이고 테슬라, 스포티파이 등 대형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조첸 허멜 씨는 진짜 혁신은 소프트웨어, 메모리, 컨텐츠 관리를 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하는 데서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수익화는 아직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구글 번역기도 아직도 수익화를 시도하지 않고 있지요. “자가운전 자동차처럼 더 쉬운 과제에 집중하려고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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