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가 보는 중국의 개고기 문화와 동물보호운동
2014년 12월 8일  |  By:   |  문화  |  No Comment

매년 여름이 되면 중국 남동부 소도시 위린 시는 전통 먹거리 축제를 엽니다. 과일과 술과 같은 특산물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기 있는 축제 음식은 개고기입니다.

길거리 노점상이 죽은 개를 진열해놓은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동물 보호 운동가들이 이 축제 문화를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좁은 우리에 개를 가둬두면 안된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를 먹는 다는 생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축제엔 충돌이 더 심해졌습니다. 개고기 판매량은 2013년에 비해 1/3로 줄었습니다. 개고기 가게가 협박전화를 받는가 하면, 60여 개 동물 보호 단체로부터 갑작스런 항의 방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등장에 분노한 개고기 상인이 동물 보호가를 둘러싸고 대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상인들은 개를 먹는 것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겨우 싸움을 말려야 했습니다.

동물 보호 운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중산층이 늘어난 최근에야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덕분에 중국인은 현실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알게 됐죠. 개장수 도둑이 애완동물을 훔쳐 식용으로 파는가 하면, 위린시 같은 소도시에서 개들이 꼬치에 꿰어져 산채로 구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보도 덕분에, 개고기를 먹지 않는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위린시 지방 정부는 논란이 된 개고기 축제를 직접 조직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공무원은 이 축제에 개인적으로라도 참석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 노점상은 “개고기”를 언급하는 표현을 간판 등에 쓸 수 없습니다.

동물 보호 운동은 개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상어 지느러미 판매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은, 한번 지느러미가 잘려나간 상어는 바다로 돌려보내지더라도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며, 몇몇 해산물 식당의 메뉴에 상어지느러미를 빼도록 설득했습니다.

지난 5월 베이징 대학 생명 과학과 리 장 교수와 펭 인 교수가 연구한 결과 베이징 시민 52.7%는 야생동물을 더 이상 먹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04년 42.7%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같은 연구에서 고소득층일 수록 야생 동물을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야생동물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동물 보호 운동이 확산하는 것만큼이나 야생동물 소비도 늘고 있습니다. 손님이 방문했을 때 야생 동물 요리를 대접하는 것은 부의 상징으로 인식됩니다. 중국인의 깊은 의식 아래에는 사람이 자연을 지배하고 착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또 전통 의학의 맥락에서 야생 동물을 먹는 것이 몸에 좋다고 믿습니다.

지난 3월, 중국 남부 항구도시 잔장시 경찰은 호랑이 10마리가 죽은 현장을  발견했습니다. 이 호랑이는 사업가와 공무원 등 힘있는 사람들로 이뤄진 관중 앞에서 무참히 살해됐습니다.  이 실력가들은 동물을 고문하고 감전시키고 그 일부를 먹는 광경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 호랑이는 중국에서 활력과 동일시되며, 호랑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자부심의 원천이 됩니다.

하지만 역시, 동물의 고통에 관한 생각의 변화는 이런 만행에 맞서 싸우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전통 약재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구이젠탕 제약회사는 2013년 이런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이 회사는 간이나 신장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유명한 곰쓸개즙을 팝니다. 이 쓸개즙은 평생 우리에 갇혀 사는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 바로 꽂힌 도관을 타고 추출됩니다.

구이젠탕 제약회사는 기존 400마리인 사육 곰을 장차 1천2백마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홈페이지가 해킹되는 가하면, 곰으로 분장한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가게를 공격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농구스타 야오 밍 등이 나선 인터넷 상의 반대 여론 때문에 회사는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려는 계획을 취소해야만 했습니다.

원문출처: 르몽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