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언론이 본 한국 군대의 구타 문화
2014년 11월 17일  |  By:   |  한국  |  No Comment

한국 병사 6명이 동료 군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올해 초, 20살 청년 윤승주 일병이 가혹행위와 구타를 받다 사망했습니다.

한국군 병영 내 가혹행위는 오래된 문제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약 4천 건에 달하는 폭력 행위가 그동안 보고되지 않고 숨겨져 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제이슨 스트로더 특파원은 윤 일병과 비슷하게 의무 복무 동안 가혹행위를 당하고 전역한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남성에게 있어서 영장을 받고 군 복무를 처음 시작하는 순간만큼 두려운 것도 없습니다. 김태화 씨(29)는 10년 전 전투 경찰로 병역 의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야산에서 훈련하는 전투병 생활보다 도시 속 경찰서 안에서 지내게 되는 전경 생활이 더 편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휴가도 더 많고요.”

하지만 김 씨의 예상과 달리 전경 부대는 결코 더 편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김 씨는 복무를 시작하자마자 벌어진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선임이 가스총을 나에게 겨누고 쏘았습니다. 얼굴에서 피가 흘렀습니다. 저는 분노했고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김 씨는 자신과 동기 후임들이 선임에게 끊임없이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가혹행위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군대를 원해서 간 것이 아니라 억지로 끌려가기 때문에 병사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렇게 억눌린 스트레스가 후임병을 괴롭히는 형태로 분출하게 됩니다. 자기가 신병이었을 때 똑같이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고참이 되면 “모두가 다 그렇게 한다”는 심리로 후임병을 목표로 삼게 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고립된 환경, 스트레스를 주는 조건 속에 있다 보면 사람은 진짜 미치게 됩니다. 정말, 미쳐버려요.”

김 씨가 겪은 괴롭힘에 대해 믿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뿐이었지만, 김 씨 아버지는 그저 이겨내라고 조언할 뿐이었습니다.

윤승주 일병은 자신이 당한 폭력을 누구에게도 고발하지 못했습니다. 고 윤승주 상병(사망 후 추서됨)의 어머니를 군사법원 밖에서 만났습니다. 가해자 병사들이 재판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아들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믿지 않았어요. 아들 시신에 가득한 멍과 상처를 보고 나서야 진상을 깨닫게 됐습니다.”

윤 일병 사태의 진실은 사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군인권센터’의 심층 조사가 있었던 덕분입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폭력은 계속될 거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점입니다. 폭력으로 기소된 군인은 군사 법정이 아니라 일반 법정에서 재판받아야 합니다. 군사법원은 폐지돼야 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가혹행위를 당한 병사 가운데는 군대 내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하거나 가해자인 상급자를 살해하는 일도 있다고 몇몇 한국 언론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병장 한 명이 동료 부대원 다섯 명을 살해하고 탈영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는 부대 내 왕따 피해자로 알려졌습니다.

김태화 씨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비슷하게 미쳐버리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 자신을 지킬 방법이 없었습니다. 만약 진짜 더는 참을 수 없다면, 그 고참을 죽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 씨는 전경 부대에서 일했던 모든 날이 다 나쁜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런 과정을 또 거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아들이 없지만, 만약 미래의 아들이 생긴다면 군대에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김 씨는 아무리 병영 생활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징집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본질적인 변화는 없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원문 출처: portalKB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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