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정치자금이 판을 친 미국 상원 선거
이번 미국 중간 선거기간 동안, 여러 이익집단이 자기들의 특수 이익을 위해 정치인을 후원하는 이른바 “흑색 자금(dark money)”이 판을 쳐 문제가 되었습니다. 새로 뽑힌 의원들은 과연 돈이 정치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려고 노력할까요?
물론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차기 상원 다수파 리더인 미치 매커널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비밀 자금을 무제한 지출하는 것을 옹호하는 데 제일 앞장섰던 사람입니다. 그는 전미총기협회(NRA),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 전미독립기업협회(NFIB)등과 같은 단체로부터 조성된 2천3백만 달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매커널 의원을 위해 돈을 쓴 최대의 단일 단체는 자칭 ‘켄터키 기회 연합’이라고 부르는 사회 복지 그룹이었습니다. 이 단체는 미치 매커널의 경쟁자였던 앨리슨 런더건 그라임스를 공격하는 광고에 7백6십만 달러을 지출했습니다. 이 단체는 켄터키주에서 이 두 후보를 제외하곤 어떤 단체보다 많은 광고를 했습니다.
후원을 한 이유 가운데 매커널을 당선시키는 것 말고 어떠한 사회복지 관련 목적이 있었을까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누가 그 자금을 댔을까요? 아마도 석탄채굴업자, 최저임금제정을 반대하는 소매업자, 국방산업 관련자 등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나서서 떳떳히 밝힐 용기가 없지만 정치에 개입하고 싶은 자들 그 누구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출처가 공개되지 않은 매커널 후원 자금 천4백만 달러는 이번 선거의 비밀 정치헌금 최대액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출처 없는 정치자금이 합법화되기 시작한 2010년 중간선거 때 1억6천1백만 달러의 정치 후원금이 출처를 밝히지 않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더욱 심해재서 출처 없는 정치 후원금이 최소 2억1천6백만 달러나 되는데 그중 69퍼센트가 공화당에게 돌아갔다고 선거자금 감시단체인 ‘책임 정치 센터(Responsive Politic Center)가 밝혔습니다.
콜로라도 주의 경우 출처를 밝히지 않은 정치 후원금 1천8백만 달러가 새로 상원의원에 선출된 코리 가너 측에 사용된 반면, 현역 의원이었던 민주당 마크 우달 쪽에 쓰인 후원금은 4백만 달러였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선 새 당선된 톰 틸리스 쪽에 쓰인 비밀 정치헌금은 1천3백7십만 달려였던 반면, 패배한 상원의원 케이 헤이건은 2백6십 달러를 후원받았습니다.
물론 이번 선거를 오염시킨 주된 요인이 흑색 정치 자금뿐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큰 손’들이 자신가 선호하는 후보를 지원할 때 연방 자금 제한 한도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후원 기구인 수퍼팩(Super PACs)이 올해에만 94개나 됐습니다. (역자주: 수퍼팩이란 Super Political Action Committee의 약자로 무제한으로 정치헌금을 모금할 수 있는 특별 정치활동위원회를 뜻합니다.)
이런 자금들이 비방광고에만 집행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더 타임스>의 니콜라스 콘페소리 보도에 의하면 그 자금은 상대편을 추적해 비방거리가 되는 정보를 찾아내거나 유권자를 선거장에 나오게 하는 지상전을 확장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공화당은 그 돈을 <떠오르는 미국(America Rising)>이라는 이름의 “리서치” 조직 설립에 썼는데, 이 조직은 민주당 후보자를 당황하게 만들 정보를 공화당 선거운동에 쓸 목적으로 세워졌습니다.
정치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가 2016년 선거의 실전 연습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2016년 선거는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며 그 대부분이 출처가 드러나지 않고, 미국의 가장 부유하고 연줄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 영향을 준 거대 자금의 영향력을 감안해볼 때 이를 제한하는 것은 더욱더 요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