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이유
옮긴 이: 화요일 치러진 미국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며 상하원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상원을 어느 당이 가져갈 것인가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지만, 하원은 당연히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고 따라서 관심도 적었습니다. 왜 민주당은 미국 하원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래 뉴욕타임즈 기사가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지난 6번의 대통령 선거 중 4번이나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민주당이 왜 하원 선거에서는 그토록 불리한 것일까요? 이는 미국 선거 정치에서 가장 큰 역설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이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정한 것(gerrymandering)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 어느 때보다 도시에 사는지 혹은 시골에 사는지가 정치적 견해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진보적인 도시와 도시 근교 거주자와 보수적인 시골 지역으로 점점 나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매우 보수적인 주 안에서도 댈러스나 애틀랜타와 같은 도시들은 민주당 지지로 기울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은 과거에 도시 지역 거주자들을 넘어서서 지지층을 넓히면서 승리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오바마 캠프의 2008년 그리고 2012년 전략은 달랐습니다. 그는 미국의 가장 큰 도시들에서 8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습니다. 반면 2012년 공화당의 롬니 후보는 시골 지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도시 지역에서 얻은 지지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는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도시 지역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과 공화당이 비도시 지역에서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은 지지를 받는 것의 차이가 왜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나 상원에서 이겨왔는지를 설명합니다. 대통령 선거나 상원은 주 전체 유권자들의 표를 합해서 선출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인구가 많은 도시 거주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이는 전체 합산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지역구별로 50%만 넘기면 당선되면 하원 선거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도시 지역은 민주당 의원을 지지하는데 80%나 90%에 가까운 민주당 지지율은 실제로 51%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도시 거주자들의 표를 더 얻기 위해서 고안한 전략은 안 그래도 이미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공화당 성향인 지역구를 민주당으로 바꾸기보다는 기존 민주당 지지 기반이 강한 지역구에서 더욱 그 성향을 강화한 것이지요.
가장 좋은 예는 펜실베이니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5% 차이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가장 큰 두 도시인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에서 83%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반면 롬니 후보가 이렇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지역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도시 지역에서의 압도적인 민주당 지지는 오바마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가져가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하원 선거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원 선거에서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에서의 압도적인 민주당의 승리는 51%의 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표는 쓸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민주당이 하원 다수가 되는 유일한 길은 2006년 선거에서와 같은 지지를 얻는 것인데 사실 당시 민주당에 패배했던 12명의 공화당 의원 중 적어도 7명이 부패 혐의나 다른 추문 때문에 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에서 이들이 집중하는 유권자층을 넘어서서 지지자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남부나 애팔래치아 지역에 거주하는 보수적인 민주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불가능하다면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도시나 도시 근교 지역을 넘어서서 거주하는 인구 변화나 세대 변화를 기다리고 있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NYT)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득표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