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우편번호가 당신에 대해 말해주는 것
빅데이터 시대에는 당신이 누구이고 무얼 소비할 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복잡한 인터넷 브라우져나 쿠키 정보를 활용하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체계적으로 지어진 우편번호만 알아도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너 어디사니?” 가 “너 누구니?”의 질문과 동일한 질문이 되는 셈이죠.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몇살에 사망할 지도 알려준다?)
Esri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미국 우편번호를 67개의 소비자 프로파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이를테면 우편번호 90210 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이 사는 베벌리힐즈 지역 우편번호입니다. Esri에 따르면 여기네는 “최상류층”(Top Tier) 으로 분류된 이들이 살고 있지요.
우리는 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내 사업을 운영하거나 조언만 해줍니다. 결혼해서 나이있는 아이들을 두었거나 아예 아이가 없죠. 비싼 집을 유지하는 건 용역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우리는 고급 살롱, 스파, 피트니스 센터, 고급 옷가게 등에서 쇼핑하면서 인생을 즐기죠. 여행을 많이 하고, 주로 럭셔리한 휴가를 가거나 별장에 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이나 주말은 오페라, 클래식 음악회, 자선 파티, 쇼핑을 하며 보내죠. 예술이나 자선 사업에 관심이 많고, 지식을 넓히기 위해 책을 읽으며, 인터넷, 라디오,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중요하죠.
미국에 살아본 적이 있다면 직접 자신의 우편번호를 넣어보세요. “내가 누구인지 맞추어보세요.” 놀이가 시작될 겁니다. 바로 옆 동네도 지역에 따라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프로필이 바뀌어나갑니다. 팔로 알토 94301의 경우 바로 옆동네인 94303 에 비해 “최상류층” 의 비율이 현저히 높죠.
이 67개의 프로필을 활용하면 멀리 떨어진 쌍둥이 도시도 찾기 쉽습니다. 이를테면 오레건의 포틀랜드와 텍사스의 오스틴은 비슷한 도시입니다. 엘에이의 베벌리 힐즈는 필라델피아의 메인 라인, 맨하튼의 어퍼이스트와 비슷하죠. 마케터 입장에서 공략하는 고객군이 있다면 어느 도시나 지역에 집중해야할 지 쉽게 답이 나옵니다.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11222에 많은 “트렌드세터” (Trendsetters) 를 보죠.
인생에 젊은 건 한 번 뿐이다”라고 믿는 우리들은 집이나 자동차 구매 같이 안정적인 것에 정착하지 않고 인생에 최대한으로 즐깁니다. 교육 수준이 높으며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젊은 싱글이지요. 높은 소득의 대부분을 비싼 렌탈비에 내고, 엔터테인먼트에도 돈을 많이 씁니다. 투자 조언 등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철따라 바뀌는 패션에 맞추어 옷을 입고, 주말에나 평일 저녁에는 예술 문화 행사, 맛집, 새로운 취미 탐방에 바쁩니다. 문자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며 이북이나 타블렛을 쓰나 패션잡지 만큼은 종이책으로 봅니다. 홀푸드(Whole Foods)나 트레이더조 (Trader Joe’s)같이 유기농음식을 파는 슈퍼마켓을 좋아하죠.
이 프로파일들은 놀랄만큼 정확하나, 인종 정보는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득 수준, 나이, 인구 밀집도는 보여줍니다. 마케터에게 이 모든 정보는 돈입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미국 지도에서 소비자 행동양식이 명확하게 그려져 있는 셈이죠. 미국에서는 데이터 수집에 관해 명확한 법률 규정이 서있지 않습니다. 상점들에서는 우편번호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소득, 교육 수준, 집을 보유하고 있는지, 투표 성향, 아이 숫자, 보유한 신용카드 숫자, 심지어 티비 드라마 결과를 좋아했을지 까지 예측 가능한 셈이죠. (http://www.theatlantic.com/technology/archive/2014/05/social-analytics-show-people-actually-loved-the-how-i-met-your-mother-finale/361538/)
최근 미국에 데이터 산업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연방거래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협력업체인 데이터로직스(Datalogix) 는 미국의 모든 가정 정보와 총 1천조원에 달하는 구매 정보를 알고 있지요. 그래도 우편번호이지, 정확히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아는 건 아니라는데 안심해야할 지도 모르겠네요.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