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들의 도시 유입 경향을 보면 경제가 보인다
2014년 10월 15일  |  By:   |  경제  |  No Comment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춘 노동자들이 어느 도시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에드워드 글래저(Edward Glaeser) 교수는 우리가 도시에 모여 사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살면 살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근거리에 밀집해 있는 인재창고 덕분에 기업들은 신속하게 고용 및 해고 과정을 진행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다채로운 도시인들의 생각과 도시 환경으로부터 영감 받습니다. 글래저 교수는 이러한 장점이 높은 집값과 생활비, 혼잡함, 짙은 매연 등 도시 생활의 단점들을 감수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글래저 교수는 실제로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인구의 규모와 노동자의 생산성 사이에서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음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합니다. 즉, 도시의 규모가 확장될수록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도시 규모와 생산성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는 오로지 고학력자들이 노동계층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에서만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글래저 교수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춘 노동자들의 비중이 낮은 도시에서는 앞선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글래저 교수의 주장과 뒤따르는 연구 결과는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하는 특정 도시 인구 밀도가 기업활동의 유인이 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위한 양질의 고용기회까지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도시의 양적 성장과 번영을 절대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추락하고 있는 월가의 위상을 반영하듯 뉴욕시로 유입되는 대졸자들의 수는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 75만 명에 그쳤습니다. 절대 숫자로는 아직도 상당한 양에 해당하지만 증가율로 살펴봤을 때 이는 미국 25개 주요 도시들의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전 세계 인재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겼던 뉴욕의 위상을 생각할 때 대졸자 유입률의 저하는 뉴욕의 추락하는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죠. 반대로 같은 기간 동안, 샌프란시스코는 보스턴, 애틀랜타 등 비슷한 규모의 도시보다 3배 이상의 대학 졸업생(약 30만 명)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월가보다 실리콘 밸리의 IT업체로 발길을 돌리는 고학력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대졸자들의 도시 유입 경향을 살펴보면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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