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예배를 흉내내는 무신론자 일요 모임
2014년 9월 29일  |  By:   |  문화  |  No Comment

9월 28일 일요일, 파리 페리페리끄 거리 인근 강당에 모인 130여 명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삶을 찬양합니다. 우주 질서의 신비함을 전하는 “말씀”을 듣고 묵상에 잠깁니다. 마치 교회 예배 풍경 같지만 실은 이곳에 모인 사람 대부분은 무신론자입니다.

지난해 런던에서 시작된 무신론 단체 “일요 모임” (The Sunday Assembly)”는 영국 코미디언 샌더슨 존스와 피파 에번스가 시작한 교회 형식의 모임입니다. 하나님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만 빼면 “일요 모임”은 일반 교회와 비슷해 보입니다. 이날 집회는 샌더슨 존스의 축복(celebrating life) 선언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 여성이 시를 낭독하고 철학자 샤를 페팽이 신이 없는 우주의 기쁨에 대해 설교(?)를 했습니다. 프랑스 인기 가요에 맞춰서 간단한 율동을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고 종종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침묵의 명상 시간이 있었고 각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이날 예배(?)가 마무리됐습니다. 행사 진행 비용을 대기 위한 모금도 있었습니다.

“일요 모임” 창립자 샌더슨 존스는 모임을 만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전 교회를 좋아합니다. 공동체 모임이나 노래 부르는 거나 다 좋아요. 딱 한 가지 불편한게 있었는데 바로 신입니다.” 그래서 샌더스 존스는 교회의 장점만 골라 모은 무신론 모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런던에서 첫 집회를 열었을 때 200명이 모인 이후 “일요 모임”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습니다. 미국과 유럽에 35개 지부가 있습니다. “일요 모임을 시작할 때 주변에선 ‘영국인은 손뼉치고 노래 부르는 종교 집회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반대했죠.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날 참가자 중엔 행사가 좀 더 정신적 체험을 다뤘으면 좋겠다거나, 노래 선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쁨의 마법을 준 듯합니다. 한 커플은 마지막 노래가 울려 퍼지는 동안 서로 꼭 껴안고 그렇게 오래 있었습니다.

출처: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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