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원한 또다른 이유
2014년 9월 22일  |  By:   |  경제  |  No Comment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를 물었던 9월 18일 주민투표가 직접 민주주의의 기념비적 사건이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스코틀랜드 유권자 97%가 사전 등록을 했으며 당일 투표율은 80%가 넘었습니다.

이 투표는 단지 지역주의나 민족주의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 중에는 자신이 민족주의자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투표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에 표를 던진 이유는 승자독식의 영미식 자본주보다 스칸디나비아식 복지사회를 더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스코틀랜드가 영국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 가운데는, 영국적인 가치와 제도가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에도 적용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때 스코틀랜드가 마가렛 대처의 신자유주의 이념 실험장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늘날 보수당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낮은 인기는 스코틀랜드에서 보수주의 이념이 얼마나 몰락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역자주: 영국 의회에서 스코틀랜드 지역 의석 59석 가운데 41석을 노동당이 차지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 운동 표어 중 하나는 “보수당 정부의 지배를 영원히 끝장내자”였습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방 중 하나입니다. 거기엔 석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는 그 어느 지방보다 중앙 정부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긴축 재정을 펼 때마다 가장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공공 의료 보험 제도를 손볼지 모른다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가 공동체 의식이 강한 스코틀랜드 주민을 위협했습니다.

최근의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은 지역 운동을 넘어서 중앙 엘리트의 정책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날 엘리트들은 더 책임 있는 정부를 운영해야 합니다.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하고 나머지를 더 가난하게 하는 세계화는 지속적일 수 없습니다. 20세기 후반은 세계화라는 이념이 지배하는 시대였지만 21세기는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출처: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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