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주도형 경제(Talent Economy)의 종착역은?
2014년 9월 15일  |  By:   |  경영, 경제, 칼럼  |  1 comment

1960년대부터 미국 경제는 자본 집약적 체제에서 인재주도형 체제로 그 체질을 전환해왔습니다. 그 결과, 기업의 경영진과 금융업자 등 소수의 엘리트 인재들이 큰 경제적 보상을 얻게 되었죠. 토론토 경영대학의 전 학장 로저 마틴(Roger Martin)은 이러한 인재주도형 경제는 지난 20년간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가치의 거래에만 몰두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미국의 부호 400인 순위(Forbes 400)에서 가장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이는 부자들이 죄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사실만 보더라도 마틴의 주장에는 제법 일리가 있습니다.

로저 마틴은 인재주도형 경제의 파장은 현재 심각한 경제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골고루 나뉘기 보다는, 특정 계층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틴은 주식회사의 출현과 함께 주주의 장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스톡옵션제도가 오히려 이러한 경제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주의 장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최고 경영자는 응당 기업의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지만,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차익 실현을 위해 오히려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만 열을 올리게 된다는 것이죠. 마틴은 이 모든 과정을 촉진하며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과실을 나누는 집단이 바로 월가의 매매자(Trader)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저 마틴은 이미 극에 달한 경제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첫째, 마틴은 엘리트 인재들의 자세 변화를 주문합니다. 그는 그들이 높은 보수에 대한 열망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경제 정의 실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둘째, 마틴은 연기금이나 국부 펀드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 역시 거래를 통한 차익 실현에만 급급하기보다 가치 창출에 보다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헤지 펀드 매니저들에게 운용을 맡기는 자산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마틴은 정부 역시 적절한 규제를 통해 헤지펀드와 연기금 펀드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강력한 유착관계를 느슨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필요하다면 세제 개편을 통해 금융업자들의 이익을 더 많이 환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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