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산업의 본보기로 떠오른 의류 수거함
옮긴이: 헌옷, 천 등을 모아 재활용하는 의류수거함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설치돼 있죠. 애틀란틱(Atlantic) 지가 의류수거함에 모인 옷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쓰인 데이터는 미국을 기준으로 한 데이터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미국의 섬유산업은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상품을 만드는 산업 가운데 재활용률이 가장 낮은 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헌옷은 재활용하면 카펫 안감부터 산업용 직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도, 미국인들이 헌옷을 쓰레기와 함께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전체로 보면 재활용하거나 의류수거함에 모이는 헌옷은 전체의 15%밖에 되지 않습니다. 매년 1천만 톤이 넘는 헌옷은 쓰레기와 함께 매립지에 묻힙니다. 길거리에서 종종 쓰레기통이나 낙서를 남기는 담벼락 취급을 받는 의류수거함이 제 역할을 한다면 양질의 원자재를 모을 수 있는 셈입니다.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은 헌옷을 의류수거함에 넣는 것을 기부라고 여기지만, 헌옷을 수거해 공장에 파는 재활용 사업이 성장할 여지가 큰 이유입니다. 기부하는 마음으로 옷을 넣었는데, 누군가는 이를 돈벌이로 이용한다고 화를 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세군을 비롯한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헌옷 가운데 중고품으로 직접 팔리는 건 2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남는 옷들은 재활용 영리 기업들이 돈을 주고 사갑니다. 폐지, 유리병, 알루미늄 캔 등 대부분 재활용 사업은 영리 기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사회가 얻는 전반적인 이득을 고려해 의류수거함을 더욱 널리 보급하고 활용을 장려해야 합니다.
염가에 대량 생산한 제품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고 그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오늘날 미국인은 1980년보다 옷을 다섯 배나 많이 삽니다. 옷값이 싸지면서 많이 사서 입고 쉽게 버리는 경향이 뚜렷해졌죠. 1999년부터 10년 사이에 헌옷을 비롯해 버려지는 직물, 섬유가 40%나 늘어났습니다. 수거함에 모인 옷 가운데 45%는 누군가가 그대로 입어 재활용할 수 있고, 30%는 조각으로 잘려 재활용됩니다. 나머지 20%도 종이나 알루미늄, 플라스틱보다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다시 원자재로 쓰일 수 있습니다.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시 정부들이 주거 지역에 의류수거함을 더 많이 설치하고 이를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수거 차량에 의류 함을 따로 설치해 수거하는 곳도 있고, 방수가 되는 봉투를 보급해 신발과 담요, 옷가지 등 의류를 전용으로 수거하기도 합니다. 헌옷을 자선단체나 재활용 업체에 보내는 데 배송비를 업체가 부담하는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사례, 자녀의 학교를 통해 의류 수거를 장려하는 영국이나 캐나다의 사례도 참고할 만합니다. 정부 뿐 아니라 기업도 매장에서 헌옷을 수거하는 등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