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세금 먹는 하마?
옮긴이: 미국 최대의 공적 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 CalPERS)은 그 규모만으로도 늘 세간의 주목을 끌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좋은 점은 본보기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국내 언론에 종종 소개되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공단의 최근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연금 운용의 비효율성을 지적했습니다.
“공무원 연금이 캘리포니아 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일자리 창출의 일등 공신이기도 합니다.”
이런 자신감 넘치는 연금 공단의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희와 함께 연금 공단 측이 내세운 근거를 살펴보시죠. 연금 공단의 주장대로라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일자리 가운데 150만 개는 연금이 있었기에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구글과 애플, 월트디즈니 등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굴지의 기업들의 주식에 연금이 투자했기 때문이죠. 또 연금은 납세자들이 내는 1달러 당 무려 10.85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해낸다고 연금 공단은 설명했습니다. 이 계산이 타당하다면, 굉장히 효율적인 수준의 경기부양 효과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경기부양 효과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승수(multiplier) 효과를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연금 공단의 계산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연금 공단은 2011년 경제효과를 계산하며 2.39라는 승수를 사용했습니다. 은퇴한 공무원들의 연금으로 총 127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 돈이 다시 소비와 투자 등 경제활동에 쓰여 결과적으로 돌아온 경제효과는 2.39배인 304억 달러였다는 계산이죠. 그 해 미국 전체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1/3에 해당하는 일자리 11만 3천여 개도 여기서 비롯됐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백악관에서 경기 부양책의 효과를 측정할 때 보통 사용하는 승수가 1.5입니다. 2.39는 어떻게 도출해냈는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숫자입니다. 연금 공단의 계산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일반 납세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700억 달러라는 세금을 세금 먹는 하마 공무원 연금에 쏟아부었습니다. 이 돈은 훨씬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곳에 쓰일 수도 있던 돈이죠. 평균적으로 공무원들은 자신이 받을 연금의 1/3을 스스로 냈고, 나머지 2/3는 세금에서 충당했습니다. 효율적인 운용 방안을 찾지 못했던 공무원 연금 탓에 소비세나 재산세를 비롯해 여러 가지 세목의 세율을 지속적으로 올려야 했습니다. 지방 정부가 (세금으로) 연금의 적자를 메우는 일은 갈수록 잦아졌습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대신 직장별, 소규모 연금 제도나 개개인의 노후 대비 저축을 지원하는 방안이 더욱 효율적인 연금 운용 방식이 될 겁니다. (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