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건너온 오순절파 교회의 성장, 미국의 교회 지형을 바꿀까?
“미국 어디에서든 차를 타면 1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스타벅스처럼 우리 교회도 미국에 그렇게 많아져야 합니다. (적어도) 10마일마다 하나씩 교회를 짓는 게 목표예요.”
제임스 파델레(James Fadele) 목사는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한창 건설 중인 예배당과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대형 강당 등을 둘러보며 당차게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교회는 “구원받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하나님의 교회(Redeemed Christian Church of God, RCCG)”로 지난 1952년 나이지리아에서 시작된 오순절파(Pentecostal)의 갈래를 일컫습니다. RCCG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파 중 하나로, 현재 전 세계에 5백만 신도를 거느리고 있으며 종주국인 나이지리아를 넘어 미국을 비롯한 북미 대륙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개신교 교회들과 달리, 직접 말을 해야만 성령이 강림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예배는 모두가 함께 큰 소리로 부르는 찬송가와 춤이 어우러진 축제 같습니다. 성령의 강림을 굳게 믿는 오순절파는 특히 아프리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신앙 요법을 통해 질병을 고치는 등의 기적을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RCCG는 4년 만에 교회 숫자를 두 배나 늘려 현재 720곳이 있습니다. 교회를 건설하고 신자를 늘리는 데 이들이 이토록 혈안이 되어있는 건 교주를 자처하는 나이지리아의 에노크 아데보예(Enoch Adeboye) 목사의 의지와도 관련이 있는데, RCCG 소속 교회들은 십일조와 헌금을 비롯한 수입의 20%를 교파의 중앙인 나이지리아로 보내야 합니다.
제국주의 열강이 앞세운 총칼의 비호를 받으며 성경을 들고 기독교를 전파했던 유럽과 미국으로 피식민국이었던 아프리카의 신앙이 다시 퍼져나가는 건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에서 거둔 RCCG의 성공은 냉철하게 보면 나이지리아 인들과 아프리카 이민자들 사이에서 거둔 성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교회에 가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많은 주류 미국 사회에서 매주 반드시 교회에 가야 한다는 것부터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은 가치입니다. 파델레 목사는 다른 종파의 기독교인들의 신앙을 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며, 다만 언젠가는 미국인들이 우리가 가진 믿음의 신실함을 알아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