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덕적 본능에 대한 두 권의 책
우리는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사용해 어떤 행동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합니다. 음식이나 성에 대한 취향이 생물학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도덕적 기준 역시 생물학적인 요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와 이성은 부분적으로만 이를 다듬게 됩니다.
인간의 도덕적 욕구는 다른 욕구들과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도덕은 집단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며, 협력에 방해가 되는 이기주의를 처벌하고, 그 결과 다른 집단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이 속한 집단을 타집단보다 더 우선시 하는 본능은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 종종 부적절하게 작동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일대와 하버드대의 두 심리학자, 폴 블룸과 조슈아 그린은 각각 자신만의 관점에서 이 도덕적 본능의 진화적 뿌리를 연구한 책을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아기들도(Just Babies)”에서 블룸은 유년기의 도덕발달을 다룹니다. 연구진은 인형극이나 만화를 이용해, 착한 행동과 나쁜 행동에 대해 신생아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였습니다. 이들은 생후 3개월된 아기조차도 착한 주인공을 나쁜 주인공보다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기들은 착한 주인공을 나쁜 주인공보다 더 오래 바라보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들의 선호를 표현했습니다.
블룸의 혐오감(disgust)에 대한 실험은 특별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도덕적 순수성은 보수적인 사고방식과 관련됩니다. 그는 학생들이 손 소독장치를 옆에 두었을 때 그들의 정치적 관점이 더 보수적으로 바뀐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혐오감을 바탕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되며, 혐오감은 단지 사람을 편견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린의 책 “집단 우선주의(Moral Tribes)”는 우리가 가진 도덕장치를 설명하며, 우리가 윤리적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합니다. 그린은 인간은 두 종류의 도덕장치를 두뇌에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빠르고 저절로 작동하는 첫번째 장치는 ‘집단 우선주의적’인 것으로, 감정에 의해 작동하며, 집단내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 수 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느리고, 의지에 의해 사용할 수 있는 장치는 보다 공평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생각은 다니엘 카네만의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린은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lema)라는 유명한 철학적 문제를 가지고 이 두 도덕장치의 충돌을 연구했습니다. 트롤리 딜레마는 한 명을 희생해 여러명을 살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발생되는 딜레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 옆에 있는 한 명을 밀어 희생시키고 여러명을 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하지만, 스위치로 열차의 방향을 바꾸어 기존의 선로에 있던 여러명 대신 다른 선로에 있는 한 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딜레마인 이유는, 한 명을 희생시켜 여러명을 살릴 수 있는, 같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린은 이 문제에서 우리가 사람을 미는 것보다 스위치를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그저 보복이나 따돌림을 유발할 수 있는 물리적 폭력을 우리가 꺼려하도록 만들어져 있기때문일 뿐이라고 자신의 실험을 통해 주장합니다.
그린은 우리의 느린 이성적인 도덕장치는 자연스럽게 공리주의를 절대적 도덕기준으로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공리주의란 곧, 다수의 더 많은 행복이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린은 우리가 이 공리주의로 무장한 느린 도덕장치를 빠른 ‘집단 우선주의적’ 도덕장치보다 우위에 둠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빠른 장치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아 보이며, 따라서 이 사람들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나단 스위프트가 말한 것처럼, 이성적으로 문제를 대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성적으로 설득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