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미국의 가족
미국의 가족 구성과 모습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가족의 구조와 변화 양상을 연구해 온 학자들은 얼마나 빨리,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이 생겨나고 있는지에 놀라움을 표합니다. 가족 구성이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종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다양성이 커졌습니다. 흑인과 백인의 결혼 비율이 높아지고 무신론자가 침례교도와 결혼하며 동성애자들 사이의 결혼도 증가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와 결혼하기도 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일인 가족(families of one)이라고 자신있게 칭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혼을 경험하지 않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며 자신들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과거의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은 교육받은 엘리트 계층이 아니면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결혼, 이혼, 재혼의 사이클을 경험하는 인구가 많습니다. 미국인들이 결혼에 쓰는 비용은 1년에 700억 달러로 이는 미국 인들이 애완동물이나 커피, 치약이나 화장실 휴지에 쓰는 비용을 다 합친것보다 많습니다. 과거의 가족과 오늘날 가족 사이의 큰 차이는 인구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1960년대에 비해 오늘날 미국의 출산율은 절반 수준입니다. 1964년 미국인구에서 18세 이하 인구의 비율은 36%였지만 지난해 이 비율은 23.5%로 떨어졌고 2050년에는 21%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엄마가 되는 여성의 수도 줄어들었습니다. 가임기 여성 중 엄마의 비율은 80%로 이는 1970년대의 90%에 비해 10%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출산율이 줄어든 큰 이유는 바로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중산층 커플이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써야 하는 돈은 241,080달러입니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 만큼,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는 비율도 줄었습니다. 태어나는 아기의 41%가 결혼을 하지 않은 커플 사이에서 태어나고 있는데 이는 1970년대에 비하면 네 배가 증가한 것입니다. 물론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는 큽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90%는 결혼을 한 뒤 아이를 낳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한 여성의 경우는 57%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을 합니다. 또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장을 가지고 있는 엄마의 비율은 1950년대 이후로 네 배가 증가했고 여성이 가정의 유일한 수입을 담당하는 비율도 1960년대 11%에서 40%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식도 변했습니다. 대중의 62%, 그리고 30세 이하 인구 중 72%는 이상적인 결혼을 남편과 아내가 모두 일을 하고 육아와 가사일을 분담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혼율도 1996년까지 계속 증가 추세였다가 그 이후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현재는 초혼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혼율이 40%대 입니다. 특히 대학 학위를 가진 중산층이나 고소득 커플 사이의 이혼율 감소는 놀랍습니다. 이들의 이혼율은 33% 이하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가진 자원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이는 엘리트 커플의 자녀와 다른 자녀들 사이의 간극을 늘리고 있습니다. 고학력의 엄마들이 아이들의 성적과 일정 관리에 크게 관여하면서 대학 입시는 더 경쟁적으로 변했습니다.
동성 커플이 부모 역할을 하는 가족도 크게 늘었습니다. 동성 커플들은 자녀들을 입양하거나 대리모, 혹은 기증자 정자를 통해 부모 역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동성 커플이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동생 커플에 의해 길러진 자녀들이 성적이 낮거나 음주나 약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지만 최근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로젠펠드(Michael Rosenfeld)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동성 커플들이 키우는 자녀들이 학업 성적이나 감정적 안정성에서 이성 부모들에 의해 길러지는 아이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 10년간 동성 커플이 아이를 키우는 비율은 두 배가 증가했고 오늘날 10만 가구 이상의 동성 커플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트렌드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 결혼이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시작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면 점점 더 많은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정된 삶을 찾은 뒤 치루는 하나의 성취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안정된 삶과 동일 선상에 놓게 되면서 점점 더 결혼을 하는 연령대도 늦춰지고 있습니다. 초혼을 기준으로 결혼을 하는 평균 나이는 남성의 경우는 29세이며 여성의 경우는 27세 입니다. 이는 1970년대 남성이 23세, 여성이 21세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늦춰진 것입니다. 따라서 결혼 대신 동거를 하는 커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민자로 구성된 가족이 증가한 것도 변화하고 있는 미국 가족 구성의 특징입니다.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 이민법 개정에 대해 논의할 때 대부분이 남미 이민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제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이민자 그룹은 아시아 이민자들입니다. 2000년에서 2012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는 46%나 증가했습니다. 1950년대의 가장 표준적 미국 가정의 모습을 오늘날에서는 아시아계 가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이혼율은 미국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고 아시아계 아이들 중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은 16%에 불과합니다. 80%의 아시아계 아이들은 두 부모에 의해 길러지는데 미국 평균이 63%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중산층 가정에서 이민을 왔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도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편입니다. 아시아계 이민자 중 51%가 대학 학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 평균인 31%보다 훨씬 높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평균 소득에서도 6만 8천 달러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입니다. 백인의 경우 5만 5천 달러, 흑인의 경우 평균 소득은 3만 4천 달러입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