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 옹호론자들의 “오픈 캐리(open-carry)시위”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의 한 식당에 모였던 한 총기 규제 찬성 모임의 회원들은 무서운 일을 겪었습니다. 식당 밖 주차장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각종 사냥용 라이플과 자동 소총을 든 채 서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안전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여성 회원은 “이들은 대화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힘을 과시하며 서 있었다”며 공포의 순간을 전했습니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두 집단의 원거리 대결은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총기 옹호론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가리지 않은 채 소지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은 일상임을 일깨운다는 목적으로, 이른바 “오픈 캐리(open-carry)”형식의 시위를 여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기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텍사스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의 시위가 공포감을 조성하고, 경찰 당국에는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댈러스에서 시위를 벌인 “오픈 캐리 텍사스(Open Carry Texas)” 측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자리를 떴을 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은 지극히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식당 안에 있었던 총기 규제론자들은 이들이 위협의 목적으로 총기를 과시했고,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죠. 실제로 텍사스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소총을 공개적으로 소지하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그래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들은 아무도 체포하지 않았고요. 아이러니하게도 권총의 경우에는 공공장소에서 드러낸 채 소지하는 것이 불법인데요,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오픈 캐리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