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의 비밀
아보카도는 고대의 식물입니다. 이들은 6,500만년 전, 맘모스나 지상나무늘보(ground sloth) 같은 거대동물들이 지구 위를 활보하던 신생대 초기에 가장 번성했습니다. 이들 거대동물들은 아보카도를 통째로 먹었고 멀리 떨어진 곳에 씨를 배설했습니다. 이것이 아보카도가 씨를 퍼뜨리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약 13,000년 전 서반구에서 이들 거대동물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보카도 역시 시대착오적인 과일식물이 되었습니다. 열매는 나무아래에 떨어졌고 기존의 나무와 태양과 지반을 가지고 경쟁해야 했습니다. 아주 운이 좋을 경우 설치류들에 의해 주변의 다른 지역에 묻힐 수 있었습니다. “진화의 흔적(The Ghosts of Evolution)”의 저자 코니 발로우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보카도의 입장에서 13,000년은 자신의 전략을 바꾸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이들의 유전자는 아직 거대동물들과의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난 13,000년 동안 어떻게 명맥을 이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이들을 경작할 수 있게 되면서 아보카도가 새로운 살 길을 찾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거대동물들이 활보할 당시 아보카도는 열매 전체의 5/6 에 해당하는 매우 커다란 씨앗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들이 더 많은 과육을 가지도록 품종을 개량해 왔습니다.
70년대, 생태학자 단 잔젠은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이런 “시대착오적 과일”에 여러 종을 더 추가했습니다. 그는 파파야, 체리모야, 사포테 등의 수많은 열대과일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보카도가 시대적으로 버려진 식물임을 알려주는 또 다른 증거는, 아보카도의 씨앗은 독성을 가지고 있고 오늘날의 많은 동물들은 이를 해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쥐약을 만들 때 아보카도 씨앗과 치즈를 섞습니다. 그러나 거대동물의 시대부터 활동하던 코뿔소의 경우 이 씨앗을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적으로 비록 인간은 아보카도의 적절한 짝은 아니지만, 오늘날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보카도의 양은 23만톤에 이르며 한 사람은 평균 약 2kg 의 아보카도를 매년 먹습니다. 곧, 아보카도는 살아있는 “진화의 흔적”입니다. (Smithson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