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브레이브 지니어스(Brave Genius)”
2013년 11월 1일  |  By:   |  과학  |  No Comment

오늘날 과학과 철학은 과거와 같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철학자들을 모호한 개념을 의미없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자들이라고 표현했으며 철학자들은 과학자들이 의식, 자유의지, 신의 존재와 같은 문제에까지 자신들의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션 캐롤의 책 “브레이브 지니어스(Brave Genius)”는 뜨거운 우정을 나눈 친구였을 뿐 아니라 거의 동일한 삶의 궤적을 가졌던 철학자 알베르 카뮈와 과학자 자크 모노의 삶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2차대전 당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였으며 전후 공산주의의 지적 타락을 온 몸으로 저항했습니다. 카뮈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모노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한 핵심적인 발견으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동일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곧 이 불확실하고 보잘것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도덕적으로, 그리고 영웅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프랑스에서는 카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분자생물학자 캐롤은 카뮈의 일생을 초년기의 기자생활에서부터 “이방인”이 가져다 준 세계적 명성, 그리고 그의 나이 46세에 찾아온 자동차 사고로 인한 때 이른 죽음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게, 또 충실하게 묘사합니다.

한편 모노의 삶은 보다 극적입니다. 1910년생인 그는 소르본느의 젊은 과학자로서 레지스탕스에 합류했고 국제 레지스탕스 연합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갔습니다. 까뮈가 레지스탕스 신문 “컴뱃(Combat)”에서 익명의 편집자로 활동하는 동안 모노는 철로파괴와 같은 공작을 맡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파스퇴르 연구소로 돌아온 그는 계속해서 정치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1948년, 그는 소련의 생물학자 트로핌 리센코를 가짜과학자로 공격하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이 글은 프랑스 공산주의 진영의 격한 반대를 불러왔지만, 동시에 “반항하는 인간(The Rebel)”에서 과학자의 생각을 묘사했던 카뮈가 모노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모노는 뛰어난 과학자였을 뿐 아니라 행동하는 양심이었습니다. 1968년, 프랑스의 학생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낙태와 인종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을 때 그도 학생들의 편에 서 있었습니다. 그는 “실험가운을 입은 카뮈”로 불리웠고 인생의 심오한 의미와 생물학적 인간을 연결할 수 있는 사상가였습니다.

모노가 1970년에 출간한 “우연과 필연(Chance and Necessity)”은 당시의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에릭시걸의 러브스토리를 이은 두번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발견을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과 연결시켜 일반인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모노는 분자생물학에서 카뮈가 가졌던 질문인 세상의 모순, 곧 왜 인간은 의미를 갈구하지만 우주는 단순히 침묵하는가와 같은 의문에 도달했습니다.”

“우연과 필연”은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로 시작합니다. 카뮈 역시 다음과 같은 말로 그를 칭찬한 적이 있습니다. “자크 모노, 그는 내가 아는 단 한명의 진정한 천재이다.”

(NYT)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