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전례없는 현역 의원 체포의 배경은?
2013년 9월 30일  |  By:   |  세계  |  No Comment

지난 토요일, 그리스 정부는 네오파시스트 극우 정당인 황금새벽당(Golden Dawn party)을 전격 수색하고, 당 대표를 포함한 현직 의원 5명을 체포했습니다. 1974년 군부가 몰락한 이후, 당 대표와 현직 의원이 체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2주 전 반파시스트 뮤지션이 살해되었는데 용의자가 황금새벽당 지지자인 것으로 밝혀지자, 당에 대한 수색 요구가 그리스 전역에서 일어났던 것입니다. 경찰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체포된 당원들은 범죄 조직 결성, 살인, 살인 미수, 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2년 처음 의회에 진출해 18석을 보유하고 있는 황금새벽당은 이민자들에게 위협적인 캠페인을 펼쳐 유럽인권위원회로부터 해체를 권고받기도 했지만, 유럽 민주주의 국가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특히 군과 경찰 내부에도 황금새벽당에 우호적인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었는데, 이번 수색 대상에는 경찰관 2명도 포함되었다는 점도 특이 사항입니다. 검찰은 황금새벽당이 나치식의 청소년 행동단을 조직하려 했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황금새벽당의 위세가 약해지기는 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리스가 유례없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으로서의 황금새벽당의 미래에 관계없이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지지도는 꾸준하게 유지된다는 것이죠. 나치당과 마찬가지로, 감옥에 갔다와서도 정당을 조직하고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반파시스트 뮤지션 살해 사건 이후 지지율이 약간 수그러들기는 했어도 황금새벽당은 여전히 그리스 제 3당입니다. 황금새벽당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자 당 대표는 18명의 의원이 전원 동반 사임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18명이 사임한다고 해서 총선거를 치르게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구제 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노력 중인 현 정부에 달갑지 않은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NYT)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