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우위를 지키기 위한 퀘벡의 언어정책
7월 초, 캐나다에서는 몬트리올 바이오돔 생태전시관의 앵무새가 토론토로 이송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한바탕 논란이 일었습니다. 전시관을 깜짝 방문한 퀘벡공용어사무국(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 OQLF) 국장이 앵무새에게 말을 시켰는데 영어로 답했다는게 이유였죠. 이는 한 풍자잡지의 패러디 기획으로 밝혀졌지만, 퀘벡의 언어 정책은 이런 헛소문도 믿게할 만큼 엄격합니다. 최근에는 한 남성이 자신이 세운 회사를 등록하려다가 거절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웰락(Wellarc)이라는 회사명이 ‘너무 영어스럽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웹, 언어, 로고, 예술성, 회사를 뜻하는 불어 단어들을 합쳐서 만든 혼성어라는 창업주의 설명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남성은 퀘벡의 언어 정책을 비판하는 비디오를 유튜브에 불어로(!) 올려 높은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OQFL은 퀘벡의 공용어로서 불어의 지위를 수호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부처로, 정책에 대한 민원 접수 권한도 갖고 있습니다. 최근의 업적을 살펴보면, 간판에 불어 글씨 크기를 영어의 세 배로 표시할 것을 의무 사항으로 정했고, 간판에 쓰이는 상호마저도 규제 대상으로 정해 영어로 된 브랜드들이 공동으로 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식당 메뉴의 영어 단어 파스타(past)를 불어단어(pâtes)로 바꾸라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파스타가 이탈리아어 단어라는 항변도 역시 통하지 않았죠. 이와 같은 지시를 따르지 않는 업체는 최대 2만 캐나다달러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현재 퀘벡의 집권당인 퀘벡당(Parti Québécois, PQ)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어 관련 조치를 지키지 않는 업체에는 정부 관련일을 수주할 수 없게 하는 등의 정책을 입안할 계획입니다. 처음 퀘벡당이 집권한 1976년과 비교하면 전체 인구가 늘었음에도 영어를 쓰는 퀘벡 주민의 수는 80만에서 60만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OQFL에 접수된 민원은 2009년 2780건에서 작년 400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