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앞두고 외신에 대대적인 재갈 물려
이란 대선 1차투표가 내일(14일) 치러집니다. 투표를 앞두고 선거열기는 고조되고 있지만, 정확한 실상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이란 정부가 외신 대부분의 취재비자 발급을 거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일주일 짜리 단기 비자를 발급받더라도 취재 대상과 인터뷰 내용 등을 이슬람문화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가 철저히 감시하는 통에 자유로운 취재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란 정부는 특히 관계가 껄끄러운 영국 언론들에 대체로 비자를 내주지 않았는데, 일간지 가디언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BBC 페르시아 채널 모두 테헤란에 기자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비자를 받은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즈 등 유수 언론의 기자들도 야당 관계자는 물론 정부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데 있어 심각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이란의 최고 통치기구인 헌법수호위원회는 “이슬람의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대선 후보등록을 신청한 700여 명 가운데 8명을 추려냈고, 이 가운데 그나마 개혁적이라고 평가 받던 후보가 사퇴하며 결국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충실한 꼭두각시를 뽑기 위한 경쟁이 되고 말 것이라는 비판이 외신에서 나왔습니다. 이란 정부관계자들은 시온주의자들이 스파이를 심어 이란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소수언론에 대한 위협과 탄압을 계속해 왔습니다. 여러 언론 감시단체들은 이란 정부의 엄격한 통제로 가장 피해를 본 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유권자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