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등정 60주년 앞두고 몸살 앓는 에베레스트
티베트어로 이 세상의 어머니 신(神)이란 뜻을 가진 ‘초모랑마’라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의 최고봉 에베레스트산. 해발 8,848m 높이의 산 정상에 오르는 일은 모든 산악인들의 꿈일 겁니다. 다음 주면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Tenzing Norgay)와 탐험가 에드문드 힐러리(Edmund Hillary) 경이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지 꼭 60년이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최고, 최초라는 수식어를 좇아 수많은 이들이 에베레스트로 몰려듭니다. 바로 어제 일본인 미우라 씨가 80세의 나이에 등정에 성공해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고,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 절단된 다리를 안고 등정에 성공한 첫 번째 사람 등 갖가지 기록이 최근 들어 봇물 터지듯 쏟아졌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분명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는 일은 수월해졌습니다. 해발 5,364m 지점의 베이스캠프부터 정상까지 튼튼한 로프가 설치돼 길을 잃을 위험이 크게 줄었고, 정상으로 가는 길목마다 도사린 악명 높은 크레바스(빙하 골짜기)들도 셰르파들이 대부분 미리 파악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일은 정말로 위험한 일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와도 날씨 탓에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아이젠 등 기본적인 장비조차 쉽게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대자연을 우습게 보고 덤벼드는 실정입니다. 이러다 보니 준비 없이 도전한 사람들이 눈사태나 고산병 등으로 숨지는 사고도 자꾸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산 어디에서나 수많은 등반가들이 버린 쓰레기와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시신을 볼 수 있습니다.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의 손자인 타시 텐징 씨의 말처럼 초모랑마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대자연이지만, 준비 없는 “묻지마 등정”으로 목숨을 걸면서까지 대자연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에베레스트 첫 등정 60주년을 맞는 인류가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