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의 고달픈 ‘감옥 개혁’
지난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의 수감자 숫자는 1970년보다 다섯 배나 늘어났습니다. 현재는 인구 10만 명 당 무려 756명이 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범죄에도 삼진아웃 정책을 엄격하게 적용해 예외 없이 범인을 투옥시켜 온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감옥들이 수용인원을 훨씬 웃도는 수감자들로 넘쳐나 몇 년째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브라운(Jerry Brown) 주지사가 주 감옥들의 수감자 비율을 수용 가능인원의 137.5%로 줄이겠다는 걸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이니 지금 감옥이 얼마나 북적북적한 지 짐작이 갑니다.
앞서 지난 2009년 미국 연방법원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15만 명에 육박하는 수감자 숫자를 11만 명으로 줄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교도소를 운영하는 데 드는 돈이 결국은 다 세금인데, 감옥이 이렇게 북적이면 주립대학을 비롯해 교육, 복지 등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의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급해진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실시한 정책은 죄질이 가벼운 제소자나 모범수들을 지방 구치소로 대거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주 교도소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지방구치소로 제소자 25,000여 명을 옮기자 캘리포니아 주 감옥의 수감률은 10만 명 당 300명 대로 떨어집니다.
지방 구치소들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제소자들을 받아들이고 관리해 재범률이 줄어드는 등 교도 행정 전반이 일정 부분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자 브라운 주지사는 당당히 캘리포니아 주는 교도행정의 위기를 극복했다고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연방 판사들은 근본적으로 제소자를 줄인 게 아니라며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꼼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브라운 주지사는 137.5%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면서 주 밖에서 유입되는 제소자 숫자를 줄이거나 시설을 더 짓고, 나이 들어 몸이 아픈 수감자를 조기에 석방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함께 발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가벼운 범죄에도 징역형을 너무 쉽게 내리는 현행 사법체계를 손질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시민의 69%가 삼진아웃 제도를 완화하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냈지만, 마리화나 합법화 등 제도가 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수감자가 많은 나라이지만 그 숫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