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사고에 책임 있나
지난주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로 400명 이상 숨졌습니다.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닙니다. 6개월 전 의류공장에 불이 났을 때는 비상구가 없어 112명이 숨졌습니다. 이에 서구 의류브랜드들이 운영하는 개도국의 현지공장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베네통은 방글라데시 내 거래공장을 바꾸었고, 갭(Gap), Children’s Place 등은 어떻게 노동권을 개선할지, 아예 방글라데시의 공장을 철수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지난 11월의 방글라데시 화재사고 후, 3월 방글라데시 철수를 결정하고 전세계 거래국의 노동조건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비슷한 화재로 262명이 목숨을 잃은 파키스탄, 벨로루시,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이 거래 금지국가에 포함됐습니다. 디즈니의 결정은 서구의 의류브랜드들이 직면한 비용 절감과 평판 관리 사이의 딜레마를 잘 보여줍니다. 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혹여나 큰 사고라도 날 경우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비판에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해당 사안을 논의했고, 자체 생산 뿐 아니라 하도급 업체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디즈니의 발표 이틀후 월마트, 까르푸 등을 포함한 수십 개의 의료 업체들도 독일에 모여 안전 보건교육, 방재시설 설치 등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의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3,600만 노동자와 180억 달러 수출액을 가진 세계 제 2위의 의류산업국입니다. 문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노동력을 가능하게 한 열악한 근로환경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동절인 지난 1일 연설에서, 방글라데시의 노동자가 월급으로 40달러를 받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는 노예 노동(Slave labor)입니다.” EU도 방글라데시 무역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디즈니의 공장 철수를 두고 떠나지 말고 남아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활동가도 많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직업을 잃은 노동자와 공장들에 대한 보상책을 검토할 것이며, 무조건 금지국으로 지정하는 대신 아이티과 캄보디아의 경우 “Better Work”라는 사회단체의 인증을 받은 공장과는 거래를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다른 의류브랜드들도 이와 같은 현지 모니터링 기관의 인증을 적극 활용하려 합니다. 그러나 “Business Social Compliance Initiative”라는 대표적인 모니터링 기관도 이번 건물 붕괴사고에 그들이 승인해준 업체가 두 곳이나 있었다고 인정해야했습니다. 노동조건은 나쁘지 않았으나 건물의 부실공사 여부까지는 검사하지 않았던 겁니다.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