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섹스 그리고 시타델(Sex and the Citadel)”
“이집트와 걸프만 아랍 국가의 남자들은 언제나 잘못된 곳에서 성적 만족을 찾고 있어요.”
위의 말은 한 이집트 여성이 쉬린 엘 페키에게 아랍 세계의 성문화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한 말입니다.
첫 번째 문장의 ‘곳’이 의미하는 바는 지리적 위치가 아닌 해부학적 위치입니다. 엘 페키는 무슬림 사회의 성문화를 알기 위해 민감한 질문들을 아랍인들에게 던졌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처녀성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항문성교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엘 페키는 UN의 “법과 에이즈에 관한 국제위원회(Global Commission on H.I.V and the Law)” 부의장으로 일하면서 아랍 세계의 성문화와 여성이 받는 불평등을 책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엘 페키의 책은 ‘마담 보바리’의 작가인 구스타프 플로베르가 19세기판 섹스 관광을 이집트로 떠났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당시의 이집트는 오히려 유럽을 고지식하게 바라보던 성적으로 개방된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1920년경 들어온 무슬림 문화는 이집트를 완전하게 바꿔놓았습니다.
“오늘날 이집트 여성들은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너무 부끄럽게 여겨 여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여성의 할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한 어머니는 ‘우리 딸은 다음 주에 할례를 받는답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랍에서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잠자리를 갖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들은 성병을 막기 위한 콘돔 역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매춘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동성애는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생각을 상식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처녀막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2009년 이집트 의회는 붉은 염료가 든 중국산 가짜 처녀막을 법으로 금지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처녀막 재생 수술의 경우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 수술을 허용하는 것은 잘못된 남성 중심의 결혼 문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술을 위해 찾아오는 여성들의 사정을 듣고 나면 그들을 돕지 않을 수 없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