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인간은 왜 우는가
영국 신경학연구소 마이클 트림블의 새 책은 암컷 고릴라 가나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지난2009년 11살 난 가나는 뮌스터 동물원에서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8월의 어느 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아기고릴라는 세상을 떠났고, 가나는 죽은 그의 아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며 수 시간동안 아기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고 몇몇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가나는 울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감정적인 이유로 눈물을 흘리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트림블의 책은 눈물과 울음에 관한 신경해부학의 대답이자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은 명상의 결과물입니다.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차이에 관한 연구는 일종의 끝없는 술래잡기와도 같습니다. 한때는 언어가 인간만의 특징으로 여겨졌지만, 곧 다른 영장류들 역시 매우 정교한 의사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놀이, 도구의 사용, 마음이론(theory of mind,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의도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느낌) 역시 인간 고유의 것이라고 여겨진 적이 있으나, 곧 다른 영장류들에게서도 유사한 형태의 것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감정에 의한 울음은 분명 인간만의 것입니다.”
“눈물은 안구에 습기를 제공하며 눈을 건강하게 만들고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동물들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고통에 의해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에 의해, 그리고 미학적 경험에 의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인간이 유일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잃었을 때 눈물을 흘리며, 음악, 문학, 시를 접하고도 눈물을 흘립니다. 그림과 조각, 건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드물게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또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립니다.”
“동정심(compassion)은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구체화된 모습입니다. 슬픈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의 감정적 반응은 저절로, 무의식적으로 개인적 기억을 연상시키며 시작됩니다. ‘마음이론’과 공감능력과 관련된 신경회로는 작동하기 시작하고 감정적 반응의 상징적 결과물로써 눈물을 보이게 됩니다.”
“남성의 경우 눈물을 보이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의 영웅 아가멤논과 아킬레스도 울었고, 올림픽의 영웅들도 눈물을 흘렸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한 뒤 눈물을 보였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동정심과 타인과의 공감능력이야말로 인간 도덕과 문화의 바탕이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고유한 특징입니다.”
(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