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유럽 시장 동요
유럽의 주요 시장이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일제히 크게 동요하는 모습입니다. 밀라노 주식시장의 주가가 5%나 하락한 데 이어 런던과 베를린, 파리의 주요 지표도 하락했고, 이탈리아 국채 가격도 순식간에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유로화 가치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유럽의 부채위기가 다시 불거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이 하원에선 승리했지만, 상원 선거에 대한 출구조사와 예상의석 수를 보면 중도좌파 119석,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117석으로 누구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를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베페 그릴로의 오성운동이 무려 54석을 얻으며 대약진에 성공해 막강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습니다. 긴축정책을 주도하며 경제위기를 타파할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마리오 몬티 총리의 중도 정당은 315석 가운데 18석 가량을 얻는 데 그쳐 사실상 유권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당했습니다. 몬티 총리를 비롯한 중도좌파 연합의 사실상의 패배는 유럽 주요 주식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유권자들이 유럽연합 자체를 거부한 건 아니지만 유럽연합과 독일이 주도한 긴축정책을 통한 재정위기 극복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Gau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