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신봉하는 美 보수적 종교단체, 진화론 과학교육 제동
최근 미국 콜로라도, 미주리, 몬태나, 오클라호마 주 의회에서는 일제히 과학교육과 관련해 “학문의 자유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됐습니다. 오클라호마 주에 상정된 법안은 “일부 교사들이 생물학적 진화, 화학적인 생명의 기원, 인간 복제 등의 분야를 확신을 갖고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이들이 더 나은 교과과정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몬태나 주의 법안도 “돌연변이, 자연선택, DNA 이론은 여전히 논란이 있는 분야”라고 지적했습니다. 콜로라도 주의 법안은 “과학 교사들에게 생물학적, 화학적 진화와 관련된 증거에 대해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들은 얼핏 당연한 말 같지만, 창조론을 신봉하는 보수적 종교단체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입니다. 시민단체들은 보수적 종교인들이 지난 2005년 이른바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라고 불린 창조론에 기반한 이론을 과학 교육과정에 넣으려다 실패한 뒤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적설계 이론은 현재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게 진화를 통해 이뤄졌을 리가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창조주의 존재를 밑바탕에 암시하고 있는 셈이죠. 테네시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창조론의 입김이 작용한 “학문적 자유” 관련법이 이미 통과됐는데, 노벨상 수상자 78명이 비판 성명을 내고 루이지애나 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학회를 과학자들이 보이콧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미 주류 과학에서 학문적으로 검증을 받은 사실마저 신앙을 무기로 왜곡하려는 시도로 피해를 보는 건 잘못된 교육을 받고 나중에 몰상식한 사람으로 치부돼 놀림감이 되고 말 학생들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