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내 인종 갈등의 불씨 되살아나나?
지난 해 12월 초 청소년 아마추어 축구 경기장에서 한 명의 사망자를 낸 집단 폭력 사태 후, 이민자 문제와 인종 갈등 문제가 네덜란드 정치의 제 1 의제로 재부상했습니다. 모로코와 터키로부터 이주 노동자들이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사회 통합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작년 말 발간된 네덜란드 사회연구소(Netherlands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태생인 시민들과 이민자들 간의 접촉은 더욱 드물어졌고, 국가에 대한 이민자들의 소속감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네덜란드인들이 갖고 있는 무슬림에 대한 이미지를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보수주의자들은 모로코계 이민자들의 높은 범죄율을 근거로 부정적인 이미지는 실체라고 주장합니다. 이 문제는 최근 몇 년 간 유럽의 재정 위기라는 거대한 문제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축구장 사태와 함께 딸을 ‘명예 살인’한 어머니의 이야기, 놀이공원에 무슬림 기도실이 설치된 일 등이 알려지면서 인종 문제는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힘을 얻는 쪽은 게르트 빌데르스와 같은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입니다. 빌데르스는 축구장 사태 직후 “이것은 스포츠 폭력 문제가 아니라 모로코 이민자 문제”라고 잘라 말하며, 가해자들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모로코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자유당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17%의 지지율로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