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대적 불평등에 더 민감한 이유
성 선택(sexual selection)은 인간의 많은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진화의 한 기제입니다. 한 생물학자는 인간 특징중 54.8%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보다는 성선택의 영향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몇 년전 제프리 밀러는 “연애(The Mating Mind)”에서 남성이 육체적 장점만큼이나 예술, 시, 음악, 유머를 통해 여성을 유혹했기에 우리의 두뇌가 이들을 발달시켜왔다고 말했습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제이슨 콜린즈 역시 성 선택이 문명 자체를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여성이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를 하는 남성을 선호하면서 더 많은 남성들이 이를 위해 혁신, 노동, 생산의 방면에서 노력했습니다.”
심리학도 이를 지지합니다. 한 실험에서 남자들은 여성의 사진을 본 직후 사치품을 더 가지고 싶어 했지만, 여성들에게는 남자의 사진이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이클 셔머 역시 그의 책 “시장의 마음(The Mind of the Market)”에서 남보다 더 성공적인 사냥꾼이 더 많은 여성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이것은 인간의 두뇌에 ‘상대적 성공’을 높게 평가하는 간단한 회로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오늘날 절대적 불평등보다 상대적 불평등을 우리가 더 중요하게 따지는 지를 설명해줄지 모릅니다. 오늘날 서구의 저소득층은 이동, 오락, 풍부한 음식 등을 필요한 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개인용 제트기와 디자이너 의류를 개의치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필요에의 불평등’ 만큼이나 ‘사치에의 불평등’ 역시 사람들을 분개하게 만듭니다. 그들은 과시적 소비를 싫어하는 만큼 또 부러워 합니다.
성선택은 이렇게도 설명됩니다. “공작에게 중요한 것은 충분히 큰 꼬리를 갖는 것이 아니다. 누가 가장 긴 꼬리를 가지는가 이다.” 이런 논리가 성공한 여성들이 즐비하고 성 평등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 이 시대에 진부하게 들린다면 주변을 둘러 봅시다. 여전히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진 남성은 페트레이어스가 보여주듯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집니다. (WSJ)